(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북유럽의 강호' 스웨덴의 월드컵 무대 복귀 희망이 옅어지고 있다.
스웨덴은 11일(한국시간) 스웨덴 스톡홀름의 스트로베리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북중미 월드컵 유럽예선 B조 3차전 홈 경기에서 스위스에 0-2로 완패했다.
앞서 슬로베니아(2-2), 코소보(0-2) 등 약체를 상대로 1무 1패에 그친 스웨덴은 1위 경쟁을 상대로 꼽히던 스위스에 지면서 첫 승 기회를 또 미뤘다.
유럽예선에서는 각 조 1위만 본선에 직행하고 2위는 플레이오프를 치러야 한다.
B조 최하위로 처진 스웨덴은 3승을 올린 스위스와 격차가 승점 8로 벌어진 터라 '역전 1위'를 하기가 어려워 보인다.
현재 2위(승점 4)인 코소보를 제치는 것에 집중하는 게 현실적인 시나리오다.
남은 3경기에서 반등을 이뤄내 2위를 달성한다고 하더라도 4강 토너먼트로 펼쳐지는 플레이오프에서 살아남기란 절대 쉽지 않은 일이다.
유럽의 강호로 손꼽히던 스웨덴은 2018년 러시아 월드컵에선 8강까지 올랐으나 2022 카타르 월드컵 때는 본선 진출에 실패했다.
스웨덴은 이날 패배도 패배지만, 자랑하던 알렉산데르 이사크, 루카스 베리발, 빅토르 요케레스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거 삼각편대가 전혀 힘을 쓰지 못해 팬들을 속 터지게 만들었다.
리버풀 스트라이커 이사크는 뉴캐슬 소속으로 뛴 지난 시즌 23골을 터뜨려 프리미어리그(EPL) 득점 랭킹 2위에 오르며 특급 골잡이로 인정받았다.
베리발은 토트넘 홋스퍼에서 주전으로 뛰는 19세 유망주 미드필더이며, 요케레스는 포르투갈 프리메이라 리가에서 지난 두 시즌 29골, 39골을 작성하고서 올 시즌을 앞두고 아스널로 이적해 역시 주전으로 활약하는 스트라이커다.
EPL에서 잘 나가는 이들이 스웨덴의 노란 유니폼만 입으면 작아진다.
이날 전반전 이사크와 베리발은 서로에게서 한 번씩 받은 결정적인 기회를 살려내지 못했다.
전반 26분 베리발의 땅볼 크로스를 이사크가 논스톱 슈팅으로 마무리한 것이 골대를 맞고 나왔고, 43분엔 이사크의 패스가 빈 골대를 앞에 둔 베리발의 발 앞으로 배달됐으나 베리발은 어이없게도 헛발질하며 공을 밑으로 흘려버렸다.
스위스는 드물게 찾아온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후반 20분 그라니트 자카의 페널티킥 골로 앞서나갔다.
베리발이 후반 40분 다시 한번 결정적 득점 기회를 놓친 가운데, 스위스는 후반 추가시간 요한 만잠비의 쐐기골까지 터지면서 완승했다.
이날 기온이 10도를 밑도는 데다 바람까지 부는 추운 날씨에도 5만여명의 팬이 스트로베리 아레나에 몰려들어 스웨덴의 첫 승리를 기대하며 열띤 응원을 보냈다.
패배로 90분이 마무리되자 관중석에선 욘 달 토마손(덴마크) 스웨덴 대표팀 감독을 향한 야유가 터져 나왔다.
토마손 감독은 기자회견에서 "이번 패배가 탈락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슬로베니아와 코소보가 무승부를 기록했다. 우리가 코소보를 이기면 2위가 될 수 있다"며 희망가를 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