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SSG 랜더스 최정이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t wiz와 방문 경기를 마친 뒤 인터뷰하고 있다, 2025.8.20. [email protected]
(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SSG 랜더스는 프랜차이즈 스타 최정(38)과 관련한 독특한 징크스가 있다.
최정이 득점하는 경기는 대부분 승리하고, 득점하지 못한 경기에선 대부분 패한다.
한국야구위원회(KBO)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SSG는 지난 19일 kt wiz전까지 최정이 득점한 정규시즌 1천96경기(SK 와이번스 시절 포함)에서 758승 19무 319패 승률 0.704를 기록했다.
최정이 2득점 이상을 기록한 경기의 승률은 무려 0.810(218승 51패 3무)에 달한다.
반면 최정이 득점하지 못한 1천260경기에선 511승 36무 713패 승률 0.417에 그쳤다.
최정이 홈을 밟으면 SSG는 승리했고, 최정이 홈을 밟지 못하면 SSG는 고개를 숙였다.
이 징크스는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kt와 방문 경기에서도 이어졌다.
3번 타자 3루수로 선발 출전한 최정은 1회 1사 2루 기회에서 중전 안타를 치고 출루한 뒤 한유섬의 적시타 때 득점했다.
3-2로 앞선 5회말 공격에선 다시 한유섬의 적시타로 두 번째 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최정은 4타수 2안타 1볼넷 2득점 했고, 최정이 득점하면 SSG가 승리한다는 공식은 그대로 지켜졌다.
SSG는 kt를 5-3으로 꺾으며 롯데 자이언츠를 끌어내리고 3위 자리를 꿰찼다.
이 경기에서 최정이 기록한 득점은 승패와 관계없이 그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었다.
전날까지 개인 통산 1천499득점을 기록한 최정은 KBO리그 최초로 1천500득점을 돌파했다.
1982년 태동한 프로야구에서 1천500번이나 홈을 밟은 선수는 최정이 유일하다.
경기 후 만난 최정은 "득점은 팀 동료들이 타점을 올려야 할 수 있는 기록"이라며 "이 기록은 내가 아닌 동료들이 세운 것"이라고 공을 돌렸다.
이어 "내가 득점하는 경기의 팀 승률이 높은데, 선수 생활을 마칠 때까지 계속 많은 득점을 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밝게 웃으며 말했다.
사실 최정이 웃음꽃을 피운 건 참 오랜만이다.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오른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을 다쳐 뒤늦게 복귀했다.
경기 현장에 돌아온 뒤에도 몸 상태를 완벽하게 끌어올리지 못한 탓에 저조한 성적을 냈다.
이날 경기 전까지 타율 0.220에 그쳤다.
그러나 최정은 예전의 모습을 되찾고 있다.
8월 이후 출전한 12경기에서 그는 타율 0.283을 기록했다. 최근 5경기 중 4경기에서 안타를 뽑았고, 두 경기에서 멀티히트(한 경기 2안타 이상)를 작성했다.
최정은 "이제는 신경을 쓰지 않아도 될 만큼 햄스트링 상태가 많이 좋아졌다"며 "컨디션을 회복한 만큼, 올 시즌 남은 경기에서도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