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리백으로 첫판 진 김판곤 "준비했던 전술, 어느 정도 나와"(종합)
스리백 측면 책임진 엄원상 "감독님께서 의도한 몇 장면 괜찮았어"
(올랜도[미국 플로리다주]=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2025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 월드컵 첫판에서 스리백을 썼으나 패한 울산 HD의 김판곤 감독은 준비했던 전술이 어느 정도 구현됐다는 평가를 내놨다.
김 감독이 지휘한 울산은 18일(한국시간) 미국 플로리다주 올랜도의 인터앤코 스타디움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F조 마멜로디 선다운스(남아프리카공화국)와 1차전을 0-1로 패했다.
김 감독은 경기 후 기자회견에서 스리백 전술을 평가해달라는 질의에 "엄원상과 루빅손에게 더 공격적인 침투를 기대했다. 특히 엄원상이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며 "아쉬움이 있었지만, 전반에도 좋은 기회를 만들었고,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두 선수가 공격적이고, 좋은 중앙 수비수들이 있어서 (측면) 수비에서 위험을 택할 수밖에 없었다"며 "첫 실점에서 아쉬운 점이 있었다. 팀 전체적으로 조직적인 문제가 있었는데, 그런 부분이 좋아진다면 (스리백 공수 양상을) 긍정적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간 포백을 토대로 공 점유율을 끌어올린 울산은 세계적 강팀들을 만나는 이번 대회에서는 새로 영입한 폴란드 출신 센터백 밀로시 트로야크를 중심에 세운 스리백을 꺼내 들었다.
서명관-트로야크-김영권의 센터백 조합에 정우영과 보야니치가 중원에서 스리백을 보호하는 형태로 중앙 지역의 수비를 두껍게 쌓았다.
하지만 서명관을 제외한 나머지 선수들이 상대와 속도 경쟁에서 밀리는 모습을 보였다. 전반 36분 실점도 중앙에서 수비 뒷공간을 파고든 이크람 레이너스의 움직임에 김영권이 반응하지 못하면서 나왔다.
이와 관련, 김 감독은 "기대했던 승리와 승점을 얻지 못해 아쉽지만, 이 대회를 대비하면서 준비했던 전술은 어느 정도 잘 나왔다고 생각한다. 선수들은 어려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줬다"고 말했다.
F조에서 함께 경쟁하는 플루미넨시(브라질)와 도르트문트(독일)가 앞선 경기에서 0-0으로 비긴 가운데 유일하게 승점을 따지 못한 울산은 조 최하위로 떨어졌다.
울산은 22일 뉴저지주 이스트 러더퍼드의 메트라이프 스타디움에서 플루미넨시, 26일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TQL 스타디움에서 도르트문트와 맞붙는다.
1승 2무로 16강에 올라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던 김 감독은 "우리 목표가 16강 진출이었고, 이번 경기가 승부처여서 이겼어야 했다"며 "플루미넨시, 도르트문트가 전력 측면에서 앞서 있다. 잘 회복해서 조직적으로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김 감독이 준비한 전술에서 측면 공격의 핵으로 활약한 엄원상은 스리백에 대한 구체적인 평가를 유보했다.
포백에서 측면 공격수로 출전해온 엄원상은 이날은 평소보다 낮은 위치로 내려가 수비에 치중하다가, 기회가 오면 특유의 준족으로 역습을 주도했다.
엄원상은 경기 후 공동취재구역에서 취재진이 스리백 전술에서 뛴 소감을 묻자 "이기려고 스리백을 준비했는데 아쉽게 됐다. 결과가 좋지 않아 안타깝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감독님께서 원하셨던 몇몇 장면을 만든 점은 괜찮았던 것 같다"고 짧게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