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병혁의 야구세상] '닥치고 도루' 유례없는 LG의 '발야구', 과연 득실은?

뉴스포럼

[천병혁의 야구세상] '닥치고 도루' 유례없는 LG의 '발야구', 과연 득실은?

빅스포츠 0 675 2023.04.24 12:22

역대 최다 팀 도루 페이스인 LG, 도루 실패·주루사도 역대급

도루 시도하는 홍창기
도루 시도하는 홍창기

[LG 트윈스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2023 프로야구 초반 화두는 '속도 경쟁'이다.

마운드에서는 국내 선수 최초로 시속 160㎞를 돌파하는 강속구를 던진 문동주(19·한화 이글스)를 비롯해 안우진(23·키움 히어로즈), 김서현(18·한화 이글스) 등 젊은 '파이어볼러'들이 펼치는 구속 경쟁이 팬들의 엄청난 관심을 끌고 있다.

반면 누상에서는 역대급 도루가 시도되고 있다.

특히 올 시즌 우승 후보로 꼽히는 LG 트윈스는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많이 뛰고 많이 죽는 경기를 되풀이해 눈길을 끈다.

24일 현재 LG는 20경기를 치르는 동안 팀 도루 34개를 기록, NC 다이노스(팀 도루 24개)를 여유 있게 따돌리고 부문 1위에 올라 있다.

지금 추세를 산술적으로 계산하면 올 시즌 LG는 팀 도루 245개를 기록, 1995년 롯데 자이언츠가 수립한 최다 팀 도루(220개) 기록을 가볍게 경신할 것으로 보이다.

이중 도루로 홈을 파고들다 아웃된 문성주
이중 도루로 홈을 파고들다 아웃된 문성주

[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런데 LG는 도루 실패도 '역대급'이다.

이날 현재 도루 실패가 무려 21개로 부문 2위인 두산 베어스(도루 실패 9개)보다 두 배 이상 많다.

팀 도루 1위이지만 도루 성공률은 61.8%로 10개 구단 꼴찌다.

리그 평균인 71%보다 10% 가까이 확률이 떨어지고 부문 9위인 두산(65.4%)에도 많이 처진다.

LG는 주루사(14개)와 견제사(2개)도 가장 많이 당했다.

이 같은 LG의 도루 시도는 과연 바람직한 것일까.

현대 야구를 새로 정립한 '세이버메트릭스'의 창시자 빌 제임스는 도루 성공률이 70%를 넘지 못하면 아예 뛰지 말라고 했다.

득보다 실이 많다는 분석이다.

실제 야구 통계 사이트인 스탯티즈에 따르면 올 시즌 LG의 RAA도루(평균 대비 도루 득점 기여도)는 -2.49로 실이 훨씬 큰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부문 9위인 두산(-0.78)과도 격차가 큰 압도적인 꼴찌다.

24일 현재 팀 도루 순위
24일 현재 팀 도루 순위

[KBO 홈페이지 캡처. 재판매 및 DB 금지]

그런데도 염경엽 LG 감독은 시즌 초부터 도루의 중요성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다 계산하고 뛴다고 했던 염 감독은 "우리가 많이 뛰니까 상대 투수나 수비진이 흔들린다"라며 "투수는 슬라이드 스텝으로 인터벌도 빨리 해야 하니 실투도 많아진다"고 밝혔다.

맞는 말이다.

하지만 LG의 잦은 도루 시도가 상대 팀에만 부담을 주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폭발적인 스피드를 내야 하는 도루는 타자에게 엄청난 체력 부담을 안기는 공격 방법이다.

게다가 부상 위험도 크다.

만약 주전 선수 중 한 명이라도 다치기라도 하면 치열한 순위경쟁에서 큰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염경엽(맨 오른쪽) LG 감독
염경엽(맨 오른쪽) LG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지금은 시즌 개막한 지 한 달도 채 되지 않았다.

겨우내 체력훈련과 스프링캠프를 거친 선수들의 힘이 가장 좋을 때다.

기온도 크게 오르지 않아 경기하기에 딱 좋은 날씨다.

문제는 여름이다.

본격적으로 더워지기 시작하면 선수들도 지친다.

다소 무모하게 보일 만큼 유례없이 뛰는 LG의 '발야구'는 올여름이 되면 명확한 득실이 나올 것으로 보인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1498 장결희 테스트하는 강원…정경호 감독 "관찰하며 장점 찾는 중" 축구 00:20 28
31497 에이전트협회 '안산 단장 사태'에 "프로스포츠 윤리·가치 훼손" 축구 00:20 25
31496 정경호 강원 감독 "우린 파인다이닝 아닌 줄 서는 일반식당으로" 축구 00:20 26
31495 프로 첫골 무솔리니 외증손자에 팬들 '파시스트 경례' 축구 00:20 22
31494 떠날듯하던 K리그1 사령탑들, 다시 집으로…거함 전북만 남았다 축구 00:20 27
31493 프로축구연맹 'K리그 외국인 선수 제도 공청회' 26일 개최 축구 00:20 26
31492 KPGA, 직원에 욕설·가족모욕 갑질한 임원 무기한 직무정지 골프 00:20 27
31491 오규상 한국여자축구연맹 회장 영결식, 축구회관서 엄수 축구 00:20 24
31490 K리그1 대구, 베테랑 수비수 김진혁과 재계약 축구 12.23 13
31489 김은중 감독, K리그1 수원FC 잔류…"팬 응원·선수들 생각에"(종합) 축구 12.23 14
31488 새 단장 오자마자 '선수 12명 바꿔라'…사유화 논란 휩싸인 안산 축구 12.23 17
31487 전반기 반환점 앞둔 프로배구…더 치열해진 1위 싸움 농구&배구 12.23 15
31486 '이강인 66분' PSG, 승부차기 끝에 랑스 꺾고 프랑스컵 32강행 축구 12.23 16
31485 MLB 필라델피아, 마이애미 선발투수 루자르도 영입 야구 12.23 18
31484 울브스, 레스터 3-0 완파하고 4연패 탈출…황희찬 또 교체출전 축구 12.23 15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