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최고의 교타자 이정후(24)는 지난 시즌까지 '삼진으로 아웃되지 않는 최고의 타자'였다.
그는 지난해 정규시즌에서 소화한 627타석에서 단 32차례만 삼진으로 아웃됐다. 타석당 삼진은 0.051개로 전체 1위였다.
지난해 포스트시즌에선 52타석 만에 삼진을 당하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
그는 범타로 물러나는 한이 있어도 헛스윙하거나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오는 공을 그대로 통과시키는 경우가 적었다.
지난해 12월 MLB닷컴이 이정후를 소개하면서 강조한 부분도 이러한 능력이었다.
당시 MLB닷컴은 이정후의 선구안과 콘택트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고 극찬했다.
그러나 이정후는 올 시즌 유독 부진한 모습을 보인다.
올 시즌 14경기에서 55타수 11안타 타율 0.200에 그치고 있다.
특히 삼진 비율이 눈에 띈다.
그는 올 시즌 66타석에서 7차례 삼진으로 아웃돼 타석 당 삼진은 0.106개로 폭증했다. 2019년 이후 가장 높고, 지난 시즌과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높아졌다.
최근엔 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2경기 연속 2삼진 이상을 기록하기도 했다.
지난 19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전에서 6타수 무안타 2삼진으로 침묵했고, 20일 삼성전에서도 두 차례나 서서 당했다.
그는 1회말 상대 선발 데이비드 뷰캐넌에게 루킹 삼진으로 물러난 데 이어 7회에도 뷰캐넌에게 루킹 삼진으로 아웃됐다.
2017년에 입단한 이정후가 2경기 연속 삼진 2개 이상을 기록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이정후의 부진은 심리적인 요인과 컨디션 문제가 복합됐기 때문이다.
그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컨디션을 급하게 끌어올린 뒤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출전했고, 시즌 개막 직후 허리 통증에 시달리며 컨디션이 악화했다.
올 시즌 좋은 성적을 거둬야 한다는 심리적인 압박도 이정후를 괴롭히고 있다.
그는 올 시즌을 마치고 포스팅 시스템 자격을 얻어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 진출할 수 있다.
일찌감치 미국 무대 도전을 선언한 이정후는 올 시즌 개막을 앞두고 타격 자세를 교정하는 등 변화를 주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