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한화진(왼쪽 두 번째) 환경부 장관과 허구연(오른쪽 두 번째) KBO 총재가 18일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이진만(왼쪽) NC 다이노스 대표이사, 김인석 LG 트윈스 대표이사와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체결 후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4.18 [KBO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재영 홍준석 기자 = 2015년부터 금지된 '야구장 내 캔 반입'이 올해부터 허용된다.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려는 조처다.
환경부와 한국야구위원회(KBO),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18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일회용품 없는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협약에 따라 KBO와 각 구단은 올 시즌부터 '야구장에 캔 음료 반입을 금지하고 구장 내 편의점 등에서 캔 음료를 구매하면 내용물만 일회용컵에 담아 제공하는 방식'을 폐기한다.
대신 야구장 내로 캔 음료 반입을 허용한다.
야구장 내 편의점 등에서 캔 음료를 구매하면 캔째로 제공할 뿐 아니라 야구장 밖에서 캔 음료를 사서 입장하는 것도 허용하기로 했다.
지난 2015시즌부터 KBO가 '세이프(SAFE) 캠페인'이라는 경기장 안전정책을 실시하면서 야구장에 딱딱한 재질로 만들어진 음료 용기를 반입할 수 없게 됐다.
세이프 캠페인은 2014시즌에 취객이 그라운드에 난입해 심판을 공격하고 관람석에 불이 나는 사고 등이 발생하면서 관객과 선수 안전을 위해 도입됐다.
캠페인 하나로 시행된 야구장 캔 음료 반입 금지 조처는 야구장 일회용컵 사용량을 폭증시켰다.
환경부는 2016년 7월에도 KBO와 '깨끗한 야구장 조성을 위한 자원순환 실천 협약'을 체결한 바 있는데 당시 야구장 일회용컵 사용량은 경기당 4천개, 연간 288만개(9개 구장)로 추산됐다. 2016년 협약으로 야구장 일회용컵 사용량은 20~30% 줄어들 것으로 환경부는 예상했지만 2022년 사용량 추산치는 400만개로 오히려 늘었다.
KBO 측은 "일회용컵 사용량을 줄이려는 흐름에 동참하고자 야구장 내로 캔 음료 반입을 허용하게 됐다"라면서 "관람문화가 이전보다 많이 성숙했고 경기장에 안전망도 다수 설치됐다는 점도 고려했다"라고 말했다.
각 구단은 비닐 막대풍선 등 일회용 플라스틱 응원용품을 덜 사용하고 공식 응원용품은 '다회용'으로 전환하기로도 했다. 버려진 응원용품 재사용에도 나선다.
지난해 11월 24일부터 야구장 등 체육시설에 합성수지(플라스틱) 일회용 응원용품 사용이 금지됐다. 다만 현재는 1년간 계도기간 중이라 단속이나 과태료 부과가 이뤄지지 않는다.
야구장에 투명페트병 별도 배출함도 설치된다. 투명페트병을 다른 페트병과 분리해 따로 모으면 '고품질 재활용'이 가능해진다. 현재 공동·단독주택에서는 투명페트병을 반드시 분리해서 배출해야 한다.
야구장에서는 많은 쓰레기가 나온다.
제5차 전국폐기물통계조사(2016~2017년) 결과를 보면 야구장에서 발생한 폐기물은 2천203t으로 전국 스포츠시설 폐기물량(6천176t)의 35.7%를 차지했다.
야구팬인 이모(35)씨는 "플라스틱 응원봉을 대체하는 종이 응원봉은 성능이 떨어지고 내구성이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라면서 "한 번 쓰고 버려지는 플라스틱 응원봉이 아깝기도 하고 환경문제도 심각하니 적응해보려고 한다"라고 말했다.
다른 야구팬 이모(32)씨는 "야구장에서 다회용기를 쓰려는 사람이 얼마나 될지 의문이다"라면서 "다회용기를 챙겨온 사람에게 음식값이나 음료값을 깎아주는 유인책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