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배구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지도자의 꿈은 변함이 없습니다. 더 많이 공부하고 배운 걸 지도자로서 가르치고 싶습니다."
한국 남자 프로배구의 '전설'로 통하는 '왼손 거포' 박철우(39) KBS N 해설위원은 21일 연합뉴스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지도자로 꿈을 펼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박철우 해설위원은 지난 2023-2024시즌 종료 후 한국전력에서 은퇴했고, 이번 2024-2025시즌 마이크를 잡고 방송 해설자로 활동 중이다.
박 위원은 오는 26일 오후 7시 한국전력의 홈구장인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리는 삼성화재와 경기 때 은퇴식을 치른다.
은퇴식에는 여자농구 선수 출신인 아내 신혜인 등 가족과 '배구 명장' 출신의 장인인 신치용 한국체육산업개발 대표, 그리고 부모님까지 총출동할 예정이다.
박 위원은 방송 해설자로 활동하고 있지만 그의 가슴 속에는 선수들을 가르치는 꿈을 늘 품고 있다.
그는 "은퇴 선언 당시에는 진로가 정해지지 않아 착잡했지만, 지금은 해설자로서 객관적인 입장에서 경기를 보면서 시야가 조금 넓어진 느낌"이라면서 "더 많이 공부하고 배워서 지도자로서 그걸 가르쳐주고 싶다"고 말했다.
박 위원은 한국 프로배구의 '살아있는 역사'다.
V리그 원년(2005년) 현대캐피탈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삼성화재, 한국전력을 거치며 19시즌을 뛰었다.
총 564경기에 출전해 통산 6천623득점, 공격 성공률 52.13%를 기록했고, V리그 통산 최다 득점과 공격 득점(5천603점)은 여전히 1위다.
역대 외국인 선수 중 최다인 일곱 시즌째 V리그에서 뛰는 레오나르도 레이바 마르티네스(등록명 레오·현대캐피탈)가 통산 6천142득점으로 박철우의 뒤를 잇고 있다.
후위공격 득점에서는 레오가 19일 삼성화재전에서 6개를 추가하면서 후위득점 2천13개로 박철우와 타이를 이룬 상태다.
그는 "내 기록은 꾸준하게 선수 생활을 해온 덕분에 세운 기록이라서 감사하게 생각한다"면서 "짧은 기간에도 좋은 성적을 쌓아온 레오가 내 기록을 깨는 그날 (해설위원으로) 같은 자리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희망했다.
그는 현대캐피탈에서 6시즌, 삼성화재에서 9시즌, 한국전력에서 4시즌을 뛰었다.
우승 반지를 7개나 보유한 그는 "현대 시절에는 배구를 배우면서 나를 알렸고, 삼성 때는 우승을 많이 하고 가장 오래 뛰었기 때문에 정이 들었다. 또 한국전력에선 선수 생활을 잘 마무리할 수 있었다"면서 "은퇴식 날에는 삼성화재-한국전력 경기를 중립적으로 해설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