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장현구 기자 =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세계와의 수준 차를 절감한 한국 야구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다른 나라 국가대표팀과의 평가전을 상시로 열기로 가닥을 잡았다.
프로야구 선수들이 주축을 이루는 국가대표팀을 운영·지원하는 한국야구위원회(KBO)는 이런 내용을 뼈대로 한 국가대표팀의 경쟁력 제고 종합 대책을 상반기 중에 발표할 예정이다.
24일 KBO 사무국 관계자에 따르면, KBO는 WBC 3회 연속 1라운드 탈락이라는 참담한 결과를 인정하고, 프리미어12, WBC에 출전하는 국가대표팀의 운영·지원 방안을 대대적으로 개선하기로 했다.
개선책 중 하나가 국가대표팀의 상시 평가전이다.
'사무라이 저팬'이라는 브랜드로 국제 대회가 없어도 야구 국가대표팀을 해마다 운영하고 평가전을 열어 대표 선수 후보 풀을 꾸준히 관리하는 일본의 모델을 참고할 것으로 보인다.
WBC에서 돌아온 대표 선수들이 너나 할 것 없이 국제대회 경험을 배양하기 위해 일본처럼 매해 평가전을 치르는 게 좋겠다는 의견을 개진한 것도 새로운 대표팀의 방향 설정에 영향을 끼쳤다.
상시 평가전의 주요 목적은 선수들의 실력 향상이 가장 크고, 야구 국가대표팀을 향한 팬들의 지속적인 관심 유도가 두 번째다.
올해에는 11월에 아시아 3개국 유망주들의 무대인 아시아프로야구챔피언십(APBC)이 열리는 만큼 프로 10개 구단과 야구계의 폭넓은 의견 수렴을 거쳐 내년부터 상시 평가전이 열릴 가능성이 크다.
이 내용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프로 선수들이 참여하는 만큼 KBO 사무국이 각 구단 관계자와 체계적인 논의를 거쳐 평가전 세부 계획 등을 확정할 예정이며, 상시 평가전은 3월 또는 11월에 열리는 방안이 유력하다.
KBO 사무국은 평가전 상대 팀을 우리나라로 초청하거나 직접 국외로 넘어가 치르는 방안도 고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프로 구단은 또 1.5 군급 선수들의 육성과 경험 축적을 목적으로 비시즌 호주프로야구리그에 계속 참가할 것으로 전해졌다.
올해에는 항저우 아시안게임, APBC 등 젊은 선수들을 위한 국제 대회가 두 개나 열린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이 주최하는 프리미어12의 차기 대회 개최 시점은 2024년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주도 WBC의 대항마 성격으로 2015년 출범한 이 대회는 일본의 입김이 센 이벤트로, APBC가 올해 일본에서 열려 두 대회를 열기를 잇달아 개최하기 마땅치 않다.
다음 WBC는 출범 20주년을 맞이해 3년 후인 2026년에 열린다. 부진 탈출을 노리는 한국 야구를 꽤 촉박한 시간표가 기다리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