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프로농구 고양 캐롯의 김승기 감독이 구단 수뇌부에게서 플레이오프(PO) 진출이 걸린 KBL 특별회비와 밀린 선수단의 급여를 모두 해결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밝혔다.
김 감독은 22일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리는 2022-2023 SKT 에이닷 프로농구 정규리그 서울 SK와 원정 경기에 앞서 취재진과 만나 "회사에서 어떻게든 하겠다는 통보를 받았다. PO도 어떻게든 올라가도록 돈을 내겠다, 이상 없도록 해주겠다고 알려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회사에서 열심히 작업하고 있다고 하니 우린 믿고 따르면 된다. 밀린 급여를 다 주기로 약속했다"며 "그간 (주축 선수들이) 많이 쉬었으니 다음 경기부터는 정상 전력으로 임하겠다. PO에서 해야 할 부분을 연습해야 할 것 같다"고 했다.
재정난을 겪는 캐롯은 최근 사정이 더 악화했다는 정황이 속속 드러나면서 우려를 키웠다.
1∼3월에 연달아 선수 급여 지급이 밀리고, KBL 가입금 격인 특별회비 1차분 5억원도 지난해 10월 초에 지연납부 하는 등 이달 말까지 잔여분인 10억원을 낼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이달 31일까지 이 액수를 내지 못하면 KBL은 올 시즌 6강 플레이오프(PO) 출전을 불허하기로 해 납부 여부에 농구계의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개막 전 네이밍스폰서로 나섰던 캐롯손해보험과 상호합의로 후원 계약을 전날 종료하면서 명칭을 둘러싼 논란도 남겼다.
구단은 '고양 데이원 점퍼스'라는 이름을 쓰겠다 공표했지만, KBL은 규정상 명칭 변경은 이사회 승인을 받아야 할 사안이라 당분간 '캐롯'이라는 이름을 써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한 질의에 김 감독은 "신경도 안 쓴다. 그런 건 회사에서 할 일"이라며 "우리가 그런 부분을 신경 쓴다고 뭘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고 딱 잘라 말했다.
김 감독은 지난 18일 강원도 원주종합체육관에서 열린 원주 DB 경기 전 인터뷰에 불참한 사유도 해명했다.
(고양=연합뉴스) 김병만 기자 = 지난해 8월 25일 경기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캐롯 점퍼스' 창단식에서 허재 대표와 김승기 감독과 코치진, 선수들이 기념찰영하고 있다.
2022.8.25 [email protected]
당시 손규완 코치가 김 감독 대신 원정팀 라커룸에서 취재진을 맞았고, 구단 재정 상황에 대한 질의가 시즌 내내 쏟아지자 김 감독이 지친 게 아니냐는 분석도 있었다.
실제로 김 감독은 선수단을 책임지는 직책이지만 그간 구단 재정 상황에 대한 질문을 꾸준히 받아왔다.
취재진과 공식적, 정기적으로 접촉하는 구단 인사가 김 감독뿐이었기 때문이다.
그럴 때마다 김 감독은 "어려운 상황이지만 선수들은 잘하고 있다"며 선수단을 다독이는 발언으로 답했다.
이날 김 감독은 "그때 인터뷰를 피하려 한 게 아니다. 마침 그 앞에서 허재 대표팀을 만났는데 당시 회사를 둘러싸고 좋지 않은 일들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느라, 피치 못하게 라커룸에 들어가지 못했다"며 "일부러 (라커룸에) 안 들어간 게 아니다"고 말했다.
최근 몇 경기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주축 선수들을 빼고 상대와 맞선 김 감독은 "(팀) 분위기가 좋지 않아서 (경기에 뛰는) 선수들에게 별다른 지적을 하지 않았다"며 "자신감을 찾는 데만 집중한 것"이라고 했다.
이어 "PO에서는 상대 팀이 '와 정말 힘들었다'고 말하게 할 정도는 우리 팀이 된다. PO는 머리를 많이 써야 해 정규리그와 전혀 다르다"며 승부사 기질도 감추지 못했다.
김 감독은 "우리가 제일 잘하는 게 결국 3점"이라며 "내년에는 더 좋아질 것이다. 여기서 더 좋아지면 챔피언결정전에 오르는 건데 그 정도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어쨌든 팬들이 더 좋아하도록 농구하겠다. 고양 팬들이 많아진 게 항상 뿌듯하다"며 "농구를 재미있게 하니까 관중이 점점 느는 거다. 더 많아질 것이라 본다"고 힘줘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이지은 기자 = 지난해 7월 28일 오전 서울 강남구 KBL센터에서 열린 프로농구 고양 데이원 창단 기자간담회에서 허재 스포츠 총괄 대표이사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오른쪽은 김승기 감독. 2022.7.28 [email protect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