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지난해 9월, 방송사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던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은 프로야구 2023 신인드래프트 결과를 확인한 뒤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
당시 이승엽 감독은 야구 예능프로그램 '최강야구팀' 감독으로 활동했는데, 해당 팀에서 뛴 윤준호(당시 동의대)와 류현인(당시 단국대)이 각각 두산과 kt wiz에 지명됐기 때문이다.
이승엽 감독은 "마치 아들이 취업한 것 같더라"라며 함박웃음을 짓기도 했다.
이후 이승엽 감독은 두산 감독으로 프로야구에 복귀했다.
20일 수원 케이티위즈파크에서 열린 두산과 kt의 시범경기는 이승엽 감독과 류현인이 상대 팀 사령탑과 선수로 만난 첫 경기였다.
류현인은 선발 라인업에 들지 못했지만, 8회 대타로 나서 적시타를 터뜨리며 8-2 승리에 힘을 보탰다.
류현인은 이튿날인 21일 같은 장소에서 열린 두산과 시범경기에 8번 타자 2루수로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이승엽 감독은 애써 냉정함을 잃지 않았다. 이 감독은 경기 전 선발 라인업에 들어간 류현인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류현인보다는 지난 시즌 두산에 강했던 선발 투수 소형준을 어떻게 공략하는지가 더 중요하다"고 말했다.
아울러 "어제 홈런을 친 앤서니 알포드, 안타를 터뜨린 강백호를 더 신경 쓰고 있다"고 했다.
사적인 감정에 얽매이지 않고 냉철하게 소속 팀을 이끌겠다는 의미였다.
그러나 막상 경기가 시작되자 류현인은 맹타를 휘두르며 이승엽 감독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그는 2회 2사에서 좌중간 안타를 쳤고, 승부처였던 7회엔 선두 타자로 나서 우중간 안타를 터뜨리며 대량 득점의 물꼬를 텄다.
이날 4타수 2안타 1득점을 기록한 류현지은 "수원에서 유니폼을 입고 처음으로 선발 출전해 감회가 새롭다"며 "앞으로 안정적인 플레이를 펼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두산과 kt는 다음 달 2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다시 만난다. 류현인이 이승엽 감독 앞에서 치르는 첫 정규 경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