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감독 잔혹사 이어간 롯데

뉴스포럼

말 그대로 '독이 든 성배'…감독 잔혹사 이어간 롯데

빅스포츠 0 304 2023.08.29 00:20

로이스터 이후 감독 7명 전원 계약 기간에 '중도 퇴진'

더그아웃의 서튼 감독
더그아웃의 서튼 감독

(광주=연합뉴스) 조남수 기자 = 2일 광주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와 KIA 타이거즈의 경기. 롯데 서튼 감독이 3회 공격을 마친 뒤 선수명단을 살펴보고 있다. 2023.5.2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대한민국에서 단 10명만 할 수 있는 직업인 프로야구 감독을 비유하는 말 가운데 '독이 든 성배'가 있다.

영광스러운 자리지만, 때로는 독이 들어있는 걸 알고도 들이켜야 하는 운명을 피할 수 없어서다.

그중 롯데 자이언츠는 프로야구 역사상 가장 많은 감독이 거쳐 간 팀이다.

감독 대행을 제외하고 래리 서튼 감독을 포함해 17명이 감독 지휘봉을 잡고 팀을 이끌었다.

올해가 프로야구 42번째 시즌이니 한 명당 평균 2.5년밖에 팀을 지휘하지 못했다는 의미다.

롯데에서 계약 기간을 채운 감독으로 한정하면 더욱 찾아보기 힘들다.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이 3년 계약기간을 채운 뒤 포스트시즌 성적 부진을 이유로 재계약에 실패한 뒤 2010년 말 양승호 전 감독이 지휘봉을 잡았다.

롯데 신동빈 회장
롯데 신동빈 회장 '승리 축하합니다'

(부산=연합뉴스) 강덕철 기자 =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13일 부산 사직야구장에서 열린 2023프로야구 한화 이글스와 롯데 자이언츠의 경기에서 승리한 롯데 래리 서튼 감독과 악수하고 있다. 2023.6.13 [email protected]

양승호 전 감독은 학원 입시 비리로 2년, 그 후임인 김시진 전 감독은 성적 부진으로 2년 만에 옷을 벗었다.

28일 서튼 전 감독이 자진해서 사퇴하며 감독 대행으로 2023년 잔여 시즌을 이끌게 된 이종운 전 감독은 앞서 2015년 한 시즌 만에 팀을 떠났던 아픔이 있다.

그나마 조원우 전 감독은 2015년 말 2년 계약을 체결한 뒤 계약 기간을 채웠으나, 3년 재계약에 성공한 지 1년 만인 2018년 시즌이 끝난 뒤 성적 부진으로 사퇴했다.

양상문 전 감독은 2019년 반시즌 만에 팀을 떠났고, 허문회 전 감독 역시 두 번째 시즌이었던 2021년 5월 전격 경질됐다.

허 감독이 팀을 떠난 뒤 그 자리를 채웠던 서튼 감독도 계약 마지막 해인 올해를 끝까지 보내지 못한 채 앞선 전임자들과 같은 운명과 마주했다.

야구계에서 롯데 감독 자리는 수많은 '야인'(野人)이 노리는 것으로 이름났다.

그만큼 자주 감독을 교체하고, 굳이 순혈주의를 고집하지도 않기 때문이다.

8년 만에 감독 대행으로 다시 팀을 이끌게 된 이종운 전 감독
8년 만에 감독 대행으로 다시 팀을 이끌게 된 이종운 전 감독

[연합뉴스 자료사진]

실제로 서튼 감독이 사퇴하기 하루 전인 27일부터 야구판에는 현직 코치와 전 감독 등 롯데 후임 감독에 대한 하마평이 나돌기 시작했다.

'독이 든 성배'인 것을 알면서도 말이다.

야구 열기가 뜨거운 부산인만큼, 롯데 감독으로 성공했을 때 느낄 환희의 크기도 어마어마하다.

벌써 한국을 떠난 지 10년이 훌쩍 지났어도, 롯데에 제2의 전성기를 가져다준 로이스터 전 감독에 대한 향수를 여전히 진하게 느낄 수 있다.

롯데 구단은 후임 감독에 대한 이야기는 최대한 자제하는 분위기다.

아직 정규시즌이 36경기나 남았고, 포스트시즌 경쟁도 완전히 끝난 건 아니라서다.

롯데 구단 관계자는 "현재까지 구단에서 공식적으로 밝힐 수 있는 건 이종운 감독대행 체제로 시즌을 마친다는 것뿐"이라고 잘라 말했다.

[email protected]

Comments

번호   제목
39305 '5연패 최하위' 우리카드·기업은행의 추락…봄배구 꿈 멀어지나 농구&배구 12:21 5
39304 크로아티아, 4회 연속 월드컵 본선 진출 확정…통산 7번째 축구 12:21 5
39303 도쿄돔 찾은 '도쿄 대첩' 영웅 이대호 "벌써 10년 전이네요" 야구 12:21 5
39302 류지현 감독의 예감…"이번 대표팀, 2006년 WBC 향기가 난다" 야구 12:21 4
39301 다저스 감독의 속내…"오타니·야마모토·사사키, WBC 불참하길" 야구 12:20 5
39300 '팔꿈치 가격' 호날두, 징계 수위 관심…월드컵 첫 경기 결장? 축구 12:20 4
39299 해드윈, PGA 투어 버터필드 버뮤다 챔피언십 연이틀 선두 골프 12:20 4
39298 '메시 1골 1도움' 아르헨티나, 앙골라와 평가전서 2-0 승리 축구 12:20 4
39297 '일본전 선발' 곽빈 "가진 것 다 보여줄 것…3이닝 책임지겠다" 야구 12:20 4
39296 프로야구 SSG, 봉중근·임훈·조동찬·박재상 코치 영입 야구 12:20 4
39295 만찢남에서 '테토남'으로…조규성, 북중미 드라마 주인공 될까 축구 12:20 2
39294 유해란, LPGA 투어 안니카 드리븐 2R 공동 3위…선두와 1타 차 골프 12:20 2
39293 홍명보호, 볼리비아에 2-0 승리…손흥민·조규성 '쾅쾅!'(종합) 축구 00:22 4
39292 [프로배구 중간순위] 14일 농구&배구 00:22 9
39291 볼리비아 감독 "전반은 팽팽…손흥민 골 하나에 흐름 바뀌어" 축구 00:22 3
Facebook Twitter GooglePlus KakaoStory NaverBan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