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한국 축구의 '에이스' 손흥민과 일본 '비운의 골잡이' 후루하시 교고가 토트넘 홋스퍼(잉글랜드)의 최전방을 함께 책임지게 될까.
한국 축구 팬들이 생각지도 못한 조합이 이뤄질 가능성이 생겼다.
오프시즌에 들어간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의 주요 관심사 중 하나는, 최악의 시즌을 보낸 토트넘의 차기 감독으로 누가 선임될지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의 정규리그 우승을 지휘한 아르너 슬롯 감독의 토트넘 부임이 유력하다는 현지 보도가 한때 나왔지만, 위약금을 대납하는 데에 토트넘이 주저하면서 대화가 어그러졌다는 실망스러운 소식이 뒤를 이었다.
차기 사령탑과 함께 손흥민과 토트넘의 득점을 책임져온 '잉글랜드의 왕' 해리 케인의 거취도 관심사다.
매년 우승과는 거리가 먼 성적을 내는 것에 지쳐버린 케인이 이번엔 정말 토트넘을 떠날 것이라는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매체 '디 애슬레틱'은 카를로 안첼로티 레알 마드리드(스페인) 감독이 구단에 케인 영입을 직접 요청하고 나섰다고 보도했다. 케인의 마음도 마드리드 쪽으로 기울었다는 영국 매체들의 기사가 잇따른다.
10년 넘게 최전방을 책임진 케인이 떠난다면 그 빈 자리를 채우는 것은 새 감독 선임 이상으로 토트넘에 중요한 작업이 될 터다.
이런 가운데 토트넘이 두 문제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선택지가 거론된다.
올 시즌 스코틀랜드 '거함' 셀틱의 통산 8번째 트레블(3관왕)을 합작한 엔지 포스테코글루 감독과 일본인 스트라이커 후루하시를 동시에 영입하는 것이다.
영국 대중지 '더 선'은 셀틱이 스코티시컵 우승으로 트레블을 달성한 직후인 4일(한국시간) "토트넘은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후루하시도 함께 데려오기를 원한다"고 보도했다.
더 선은 "스코티시컵 결승에서 골을 넣은 다재다능한 골잡이 후루하시는 이미 케인의 파트너나 교체 자원을 넘어 그를 대체할 가능성도 있는 자원으로 거론되고 있다"면서 "만약 이번 주에 포스테코글루 감독이 토트넘의 수장이 되는 데 동의한다면, 일본인 에이스를 토트넘이 영입할 가능성은 크게 높아질 것"이라고 전했다.
후루하시는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23골을 터뜨리며 득점왕에 올랐다. 다른 대회 득점까지 더하면 공식전 33골을 기록했다.
확실한 결정력으로 빅리그 클럽들의 타깃이 된 후루하시의 토트넘행이 이뤄진다면 한국이 자랑하는 골잡이 손흥민과 후루하시가 '한일 투톱'으로 최전방을 책임지게 될 전망이다.
후루하시는 손흥민과 달리 대표팀에서 외면받아온 '비운의 골잡이'이기도 하다.
일본 빗셀 고베에서 뛰다 2021년 셀틱에 입단한 뒤 줄곧 빼어난 활약을 펼쳐왔으나 모리야스 하지메 일본 대표팀 감독은 그를 뽑지 않았고, 2022 카타르 월드컵 대표팀에도 승선하지 못했다.
호주 출신의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호주 대표팀과 일본 요코하마 F.마리노스 감독 등을 거쳐 2021년 셀틱의 지휘봉을 잡았다.
첫 시즌 정규리그와 리그컵에서 우승하며 더블을 달성한 그는 올 시즌 트레블까지 이루며 이름값을 높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