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시아연맹컵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에이스 투수 박민성과 이동현 투수코치가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2023.5.24 jiks[email protected]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이동현(40)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투수코치와 정근우(40) 타격·수비 코치는 박민성(20)을 '한국 여자야구의 오타니'라고 부른다.
이미 이지숙과 대표팀 원투펀치로 지목된 '에이스' 박민성은 최근 타격 훈련에서도 정근우 코치를 놀라게 했다.
동갑내기 친구인 이동현 코치와 정근우 코치가 "투수가 낫다" 또는 "타자 재능이 더 돋보인다"라고 장난스럽게 다툴 만큼 박민성은 투타 겸업 신드롬을 일으킨 오타니 쇼헤이(로스앤젤레스 에인절스)처럼 한국 여자야구대표팀 투타의 핵으로 부상했다.
제3회 아시아야구연맹(BAF) 여자야구 아시안컵에 출전하고자 24일 홍콩으로 출국하기 전 만난 이동현 코치는 "박민성은 제구와 경기 운영 능력이 매우 뛰어나다. 함께 훈련하면서 투심 패스트볼 그립을 알려줬는데, 당장 던질 수 있는 구종으로 만들었다"며 "기복도 없는 투수여서 중요한 경기를 맡길 수 있다"고 소개했다.
이번 대회에는 2024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여자야구월드컵 본선행 티켓이 걸렸다.
26일 일본, 27일 인도네시아, 28일 필리핀과 차례대로 맞붙는 한국은 필리핀과의 B조 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승리하면 야구월드컵 본선 그룹 경기 출전을 사실상 확정할 수 있다.
세계 최강 일본을 꺾는 건 쉽지 않고, 인도네시아는 한국보다 전력이 약하다.
양상문 감독은 일찌감치 "가장 중요한 필리핀전에서 우리 팀 원투펀치 박민성과 이지숙을 투입해 승부를 걸 것"이라고 예고했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한국여자야구의 오타니'로 불리는 박민성이 24일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기 전 연합뉴스와 인터뷰하고 있다. 박민성은 26일 홍콩에서 개막하는 아시안컵에서 투타 겸업을 한다.
초등학교 5학년 때 야구에 입문한 박민성은 투수와 내야수를 병행했지만, 선수 생활을 이어갈수록 투수 쪽에 무게를 더 뒀다.
이동현 코치는 "정말 모든 걸 빨리 받아들인다. 박민성은 역대 한국 여자야구 투수 중 최고가 될 수 있다"고 했다.
정근우 코치는 "투구뿐 아니라 타격도 뛰어나다. 오타니처럼 역대 최고 야구선수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고, 투타 모두 집중했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박민성은 "야구가 좋아서 야구를 시작했고, 지금도 야구선수로 뛰고 있다"며 "아직은 야구선수를 직업으로 삼기 어렵긴 하지만, 처음 야구를 했던 때보다는 환경이 좋아졌다. 이렇게 유명한 지도자들과 함께 훈련하는 것도 예전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다. 환경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고, 나는 열심히 야구하겠다"고 했다.
(영종도=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아시아연맹컵 대회에 출전하는 한국 여자야구대표팀이 24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서 홍콩으로 출국하기에 앞서 기념 촬영하고 있다. 2023.5.24 [email protected]
이번 아시안컵은 야구선수 박민성을 세계에 알릴 쇼케이스이기도 하다.
박민성은 "일본 여자야구리그에 진출하는 게 단기적인 내 목표"라고 밝혔다.
이동현 코치는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 박민성은 뛰어난 투수인 데다 거의 모든 포지션을 소화할 만큼 다재다능하다. 박민성의 능력을 보여줄 기회만 있다면, 일본 팀들도 관심을 보일 것"이라고 확신했다.
박민성은 쇼케이스를 앞으로 더욱 늘려갈 수 있다.
아시안컵을 뚫으면 올해 8월 또는 9월에 열리는 야구월드컵 본선 그룹경기에 출전할 수 있고, 그룹경기를 통과하면 내년 여름 캐나다 선더베이에서 개막하는 야구월드컵 결선 라운드 무대도 오른다.
박민성이 선발 또는 중간 계투로 나설 28일 필리핀전은 세계를 향한 1차 무대다.
박민성은 "나는 수비를 믿고 정면 승부를 하는 유형의 투수다. 볼넷으로 허무하게 출루를 허용하지 않겠다"며 "꼭 팀 승리에 공헌하고 싶다"고 밝혔다.
이동현 코치는 흐뭇한 표정으로 "우리 야수진 수비가 점점 좋아지고 있다. 야수를 믿고 정면승부하겠다는 박민성의 계획은 매우 훌륭하다"며 "모두가 에이스 박민성을 믿는다. 박민성도 자신을 믿고 던졌으면 좋겠다"고 응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