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연합뉴스) 이대호 기자 =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노진혁(34)은 차분해 보이는 외모와 달리 센스 넘치는 입담이 돋보이는 선수다.
친정팀 NC 다이노스를 상대로도 노진혁의 '빅마우스'는 멈추지 않았다.
23일 부산 사직구장에서 열린 NC전에서 1-0으로 앞선 4회 2사 2루에서 쐐기 1타점 적시타를 친 노진혁은 경기 후 "(앞선 타순의) 한동희가 펜스 맞는 안타를 친 줄 알았는데 (희생플라이로) 아웃되더라. 그래서 한 점이 필요하겠다 싶어서 집중했는데, 투수가 저한테 던지지 말아야 할 공을 던져서 좋은 결과가 나왔다"고 했다.
이날 노진혁은 작년까지 함께 뛰었던 신민혁을 상대로 우익수 쪽 적시타를 때렸다.
NC에서 뛸 당시 내야수로 신민혁의 등 뒤에서 수도 없이 투구를 봐왔던 그는 "구종을 다 알아서 '어떻게 대응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오랜만에 보니 공이 좋더라. 그런데 딱 하나 칠 수 있는 거 던져서 결과가 좋았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이어 "전 타석에서 체인지업에 속아서 그걸 염두에 두고 방망이를 짧게 잡았다. 덕분에 대응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3타수 1안타에 1타점을 거둔 노진혁의 활약 덕분에 롯데는 NC에 2-0으로 승리했다.
노진혁은 앞서 NC와 창원 3연전에서는 11타수 1안타로 침묵하고 삼진도 5개나 당했다.
그는 "창원에서는 우리 친정팀이라 제가 (NC 투수) 공을 볼 기회가 없어서 많이 구경하다가 삼진도 많이 먹었다. 그래도 한 번 상대해본 덕분에 오늘은 괜찮았다"고 했다.
2021년 롯데에서 NC로 옮긴 손아섭과의 대화도 노진혁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경기 전 손아섭이 와서 '자기 공 잡지 말라'고 농담을 던지고 갔다는 노진혁은 "그래 놓고 센스 없이 (좌익수 자리에서 손아섭이) 슬라이딩 캐치로 다 잡더라. 수비를 그렇게 잘할지 몰랐다. 그래서 (안타를 놓친) 전준우 형이랑 한동희가 많이 화났다. 언행 불일치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4월 타율 0.257에 머물렀다가 이달에는 0.311을 치는 노진혁은 "원래 5월에는 페이스가 항상 올라왔다. 올해도 그럴 거라는 자신감이 들었다"며 "공도 잘 보인다. 라식 수술하고 나서 눈이 너무 좋아졌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