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성민 기자 = 23일 오후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1회초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이 역투하고 있다. 2023.5.23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958일 만에 1군 경기에 선발 등판한 장원준(37·두산 베어스)이 1천798일 만에 5이닝을 채우고 1천844일 만에 승리를 추가했다.
장원준은 23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삼성 라이온즈와의 홈 경기에 선발 등판해 5이닝 동안 7안타를 맞고 4실점 했다.
팀이 6-4로 앞선 6회에 마운드를 박치국에게 넘긴 장원준은 두산이 7-5로 승리하면서, 선발승을 챙겼다.
2018년 5월 5일에 멈춘 승리 시계가 5년 만에 다시 돌면서 장원준은 KBO리그 역대 11번째로 통산 130승 고지를 밟았다.
장원준은 1회를 삼자범퇴로 막고 기분 좋게 출발했다.
선두타자 김지찬을 풀 카운트 승부 끝에 루킹 삼진으로 처리한 장원준은 다음 타자 김현준도 2루수 땅볼로 잡아냈다.
3번 구자욱의 강한 타구는 장원준 다리에 맞고 2루수 쪽으로 굴절됐다. 행운의 아웃 카운트를 잡은 장원준은 다리 통증도 잊고 차분한 표정으로 1루 더그아웃으로 들어갔다.
2회에는 분위기가 달라졌다.
장원준은 호세 피렐라와 강민호에게 연속 안타를 맞아 무사 1, 3루에 몰렸다.
삼성 강한울은 기습 번트를 시도했고, 3루 주자 피렐라는 홈으로 달리지 않고 귀루했다.
그러나 공을 잡은 두산 1루수 양석환이 1루 커버를 한 2루수 이유찬에게 악송구하면서 3루 주자가 홈을 밟았다.
기록은 강한울의 내야 안타에 이은 양석환의 송구 실책으로 인한 득점이었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장원준은 오재일을 헛스윙 삼진 처리하며 한숨을 돌렸다.
그러나 김태군에게 1타점 유격수 옆 내야 안타를 내주고, 이재현에게 2타점 우중간 3루타를 연거푸 얻어맞았다.
장원준은 김지찬을 좌익수 파울 플라이, 김현준을 삼진으로 처리하며 추가 실점은 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이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2023.5.23 [email protected]
1-4로 뒤진 3회말 두산은 안타 6개를 쏟아내며 5점을 뽑아 6-4로 역전했다.
힘을 얻은 장원준은 추가 실점 없이 이닝을 늘려나갔다.
승리투수 요건이 걸린 5회에는 김지찬을 삼진, 김현준을 1루수 땅볼, 구자욱을 2루수 땅볼로 차례대로 잡아냈다.
장원준이 5이닝 이상을 던진 건, 2018년 6월 20일 넥센 히어로즈전(5이닝 6피안타 6실점) 이후 무려 1천798일 만이다.
이날 장원준은 2020년 10월 7일 SK 와이번스전(SSG 랜더스 전신) 이후 2년 7개월(958일) 만에 1군 경기에 선발 등판했다.
그는 2021년 32경기, 2022년 27경기는 모두 구원 등판했다.
올해 장원준은 퓨처스(2군)팀에서 개막을 맞았고, 2군에서는 4차례 모두 선발 투수로 출전했다. 2023년 퓨처스리그 성적은 1승 1패 평균자책점 3.60이다.
딜런 파일, 곽빈이 부상 탓에 1군 엔트리에서 빠진 터라 두산은 대체 선발이 필요했고, 이승엽 두산 감독은 '왕년의 에이스' 장원준에게 등판 기회를 줬다.
(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3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3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선발투수 장원준이 모자를 고쳐 쓰고 있다. 2023.5.23 [email protected]
경기 전 이승엽 감독은 "프로야구의 한 주 일정을 시작하는 화요일이니만큼, 장원준이 긴 이닝을 던져 불펜 소모를 줄였으면 좋겠다"고 바랐다.
이날 장원준의 직구 최고 구속은 시속 141㎞였다.
전성기 시절처럼 상대 타자를 구위로 압도하지는 못했고, 2회에는 4점을 허용했다.
그러나 장원준은 온 힘을 다해 3, 4, 5회를 추가 실점 없이 막았다.
두산 타선은 선발 전원 안타를 기록하는 등 14안타를 몰아치며 장원준을 지원했다.
장원준의 간절함이 타선 폭발로 이어지면서, 장원준의 통산 130승 기록이 탄생했다.
현역 선수 중 130승 이상을 거둔 투수는 류현진(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미국 메이저리그로 떠난 뒤, KBO리그 왼손 트로이카 체제를 구축한 양현종(161승·KIA 타이거즈)과 김광현(152승·SSG 랜더스), 장원준 단 3명뿐이다.
장원준은 37세 9개월 22일에 130승을 채워 임창용(42세 3개월 25일)에 이은 역대 두 번째 최고령 130승 투수가 됐다.
선발승만 따지면 장원준은 128승으로, 송진우(163승), 양현종(159승), 정민철(157승), 김광현(150승), 배영수(131승)에 이어 6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