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덴버 너기츠에 4전 전패해 미국프로농구(NBA) 20번째 시즌을 마친 로스앤젤레스(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가 은퇴를 암시하는 발언을 해 이목이 쏠린다.
제임스가 이끈 레이커스는 23일(한국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LA의 크립토닷컴 아레나에서 열린 2022-2023 NBA 서부 콘퍼런스 결승(7전 4승제) 덴버와 4차전에서 111-113으로 패했다.
이로써 2019-2020시즌 이후 3년 만에 왕좌 탈환을 노린 레이커스는 4연패 하며 다음 시즌을 기약하게 됐다.
ESPN에 따르면 제임스는 경기 직후 취재진과 기자회견에서 "솔직히 말해 개인적으로 농구 경기를 계속해오면서 생각할 게 많았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을 마친 후, 이 답변에 대해 자세히 말해달라는 ESPN의 요청에 제임스는 "내가 더 (선수로) 뛰기를 원하는지에 대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ESPN이 '그만둘 수도 있느냐'고 묻자 "생각해봐야 한다"고 했다.
실제로 TNT 소속 방송인 크리스 헤인스 역시 NBA 관계자를 인용, 제임스가 은퇴를 실제로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ESPN은 올 시즌 제임스의 발목을 잡은 부상이 이런 발언을 내놓게 된 핵심 요인으로 꼽았다.
지난 2월 말 제임스는 경기 중 오른발 힘줄을 다쳐 한 달이 넘게 결장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수술을 권유받았지만 이를 거부하고 플레이오프(PO) 출전을 위해 3월 말 코트로 복귀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제임스는 부상 여파로 제 경기력을 발휘하지 못한 점을 알았지만, 고통을 참고 시즌 마지막까지 경기에 뛰겠다고 결심했다.
덴버와 마지막 4차전에 40점을 폭발했지만, 레이커스의 탈락을 막지 못한 제임스는 비시즌 자기공명영상장치(MRI) 검사 등을 통해 부상 상태를 관리하고 수술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제임스는 본래 '브로니'라는 애칭으로 불리는 장남 르브론 제임스 주니어가 NBA에 입성하기 전까지는 코트를 떠나지 않겠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혀왔다.
브로니가 이르면 2024년 신인 드래프트를 통해 NBA 무대를 밟을 터라, 제임스도 최소 그 시점까지는 선수 생활을 이어갈 것이라는 게 중론이었다.
제임스가 브로니와 같은 팀에서 뛰고 싶다고 언론 등에 거듭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임스가 최근 이런 소망을 조금씩 억누르는 모양새라고 ESPN은 해설했다.
실제로 최근 브로니의 서던캘리포니아대(USC) 입학이 확정되자 제임스는 "리그에서 내 할 일을 끝냈다. 아들은 자신만의 여정을 시작할 것"이라며 "내 뜻이 아들과 똑같다고 볼 수는 없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러면서도 ESPN은 제임스가 여전히 기량에 자신감을 드러냈다고 덧붙였다.
비시즌 부상 부위의 회복을 마치면 부상 전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냐는 질의에 제임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난 지금도 90%의 NBA 선수들보다 낫다. 아마 95%는 되겠다"고 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2003년 신인 드래프트 1순위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 유니폼을 입고 '슈퍼 신인'으로 주목받은 제임스는 20시즌 동안 매 시즌 평균 20득점 이상으로 꾸준한 활약을 펼쳐 NBA의 '킹'이라는 수식어를 얻어냈다.
제임스는 살아있는 '기록 제조기'다.
2006년 1월 최연소로 5천 득점에 달성한 그는 2008년 2월 1만 득점, 2010년 3월 1만5천 득점, 2013년 1월 2만점을 돌파했고, 2015년 11월에 2만5천점, 2018년 1월에 3만점까지 모두 최연소 기록을 갈아 치웠다.
지난 2월에는 카림 압둘자바(3만8천387점)가 가지고 있던 통산 득점 1위 기록의 주인공으로 등극하며 새 역사를 썼다. 제임스의 총 정규리그 득점은 3만8천652점이다.
PO 최다 득점자도 제임스(1만1천654점)다. 2위 마이클 조던(7천474점)과 격차는 4천점이 넘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