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프로축구 K리그1 '디펜딩 챔피언' 울산 현대가 이번 시즌 '더블 달성'을 향한 거침 없는 발걸음을 이어간다.
홍명보 감독이 이끄는 울산은 24일 오후 7시 광양축구전용구장에서 K리그2(2부) 전남 드래곤즈와 2023 하나원큐 대한축구협회컵(FA컵) 16강 대결을 벌인다.
올해 FA컵 16강전이 이날 일제히 치러지는 가운데 K리그1 선두 울산과 K리그2 10위 전남의 싸움은 단연 눈길을 끈다.
1부리그 선두 팀과 2부리그 하위권 팀의 대진으로 언뜻 보기에는 울산의 일방적인 우세가 예상된다.
하지만 전남은 FA컵에서 4차례(1997, 2006, 2007, 2021년)나 챔피언에 오르며 수원 삼성, 전북 현대(이상 5회)에 이어 포항 스틸러스(4회)와 함께 최다 우승 '톱4'를 이루는 전통의 명문이다.
울산의 FA컵 우승 기록은 2017년 대회가 유일하다.
공교롭게도 전남은 2021년 대회에서 울산과 준결승에서 만나 2-1로 승리하고 결승에 올라 대구FC마저 물리치고 14년 만에 패권을 되찾았다.
FA컵에서 K리그2 팀으로는 최초로 우승한 전남은 이듬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진출권까지 따냈다.
이 때문에 2021년 FA컵은 홍명보 감독에게도 아픈 기억으로 남아 있다.
울산은 홍 감독 부임 첫해인 2021시즌 '말 그대로' 승승장구했다.
정규리그인 K리그1에서 선두를 질주했고 FA컵에서도 4강, AFC 챔피언스리그에서도 4강에 오르며 '트레블' 달성의 꿈에 다가서는 듯했다.
하지만 그해 10월 20일 포항과 AFC 챔피언스리그 4강에서 승부차기 끝에 패하면서 트레블의 기회가 날아가더니, 일주일 뒤인 27일 전남과 FA컵 준결승에서도 1-2로 지면서 더블의 기회까지 사라졌다.
결국 울산은 K리그1에서도 전북 현대에 우승을 내주고 '무관(無冠)'에 그쳤다.
울산은 지난해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조별리그 탈락, FA컵에서 4강 탈락의 고배를 마셨지만, K리그1에 집중하며 마침내 17년 만의 왕좌 탈환에 성공했다.
올해 울산은 K리그1에서 최근 6연승으로 단독 선두를 질주하며 좋은 기운을 이어가고 있다. 하지만 자만은 금물이라는 게 홍명보 감독의 철칙이다.
홍 감독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2021년에도 시즌 도중 '트레블'이라는 말이 나오면서 선수들이 흔들리기 시작했다"라며 "올해는 우리가 잘하는 것에만 집중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홍 감독은 이번 전남과 FA컵 16강전에는 일단 로테이션을 가동한다는 생각이다.
21일 수원 삼성과 K리그1 14라운드에서 혈투를 벌였고, 이번 주말 대전하나시티즌과 대결을 앞두고 있어 주전급 선수들의 체력 안배가 필요해서다.
하지만 울산의 스쿼드에서 로테이션은 '또 다른 1군'이 나서는 것과 별반 차이가 없다.
홍 감독은 "지난 주말 경기에서 많이 뛴 미드필더진과 수비라인에 조금 변화를 줄 예정이지만 루빅손 등 공격진은 변함 없이 뛸 예정"이라고 말했다.
◇ 2023 하나원큐 FA컵 16강전
▲ 24일(수) 오후 7시
인천-경남(인천전용경기장)
수원-대구(수원월드컵경기장)
전남-울산(광양전용구장)
제주-대전(제주월드컵경기장)
성남-포항(탄천종합운동장)
김포-강원(김포솔터전용구장)
전북-파주시민(전주월드컵경기장)
이랜드-광주(목동종합운동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