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어게인 2019'를 목표로 출항한 김은중호의 수문장 김준홍(김천)이 석연찮은 페널티킥 판정의 악재를 이겨내고 선방쇼를 펼치며 첫 승리의 '언성 히어로'가 됐다.
김은중 감독이 이끄는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은 23일(한국시간) 아르헨티나 멘도사의 멘도사 스타디움에서 열린 '강적' 프랑스와의 2023 국제축구연맹(FIFA) U-20 월드컵 조별리그 F조 1차전에서 2-1로 승리했다.
김준홍은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로 선발 출전해 페널티킥으로 1골을 내줬지만, 여러 차례 선방쇼를 펼치며 김은중호가 중요한 승점 3을 확보하는 데 큰 공을 세웠다.
특히 김준홍은 브렌트퍼드(잉글랜드)의 러브콜로 이번 대회에서 주목받는 선수 가운데 한 명으로 떠오른 김지수(성남)와 최석현(단국대)의 중앙 수비수 듀오와 긴밀한 호흡을 선보이며 전반을 무실점으로 막아내 승리의 기틀을 쌓았다.
김준홍이 후반전 5분께 자책골 상황을 막아낸 것은 특급 수훈으로 손꼽힌다.
프랑스의 공격 상황에서 왼쪽 측면으로부터 날아온 크로스를 후반 시작과 함께 교체 투입된 미드필더 박현빈이 페널티지역 왼쪽 부근에서 헤더로 막아낸다는 게 우리 골대로 강하게 향했다.
순간 김준홍이 반사적으로 몸을 날려 오른손 끝으로 볼을 쳐내 가까스로 자책골 상황을 모면했다.
자칫 득점으로 연결됐다면 승리도 장담하지 못할 상황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가장 논란거리로 떠오른 페널티킥 상황은 한국이 2-0으로 앞서던 후반 21분께 나왔다.
우리 진영 페널티지역 왼쪽에서 투입된 크로스를 막으려던 김준홍과 헤더를 노리며 달려든 말라민 에페켈레가 충돌하는 장면이 발생했다.
느린 화면으로 보면 크로스 된 볼의 속도가 빨라 두 선수 모두 볼을 건드리지 못한 채 서로 부딪히고 말았다.
하지만 주심은 오히려 김준홍에게 옐로카드를 주며 페널티킥을 선언했다. 고개를 갸웃하게 하는 판정이었다.
비록 페널티킥으로 추격골을 내줬지만, 김준홍은 후반 42분 페널티아크에서 때린 알렉시스 티비디의 기습적인 슈팅을 몸을 던져 쳐내 동점골 위기를 온몸으로 막아냈다.
결국 한국은 프랑스를 2-1로 꺾고 16강 진출을 위한 '급행 티켓' 확보에 유리한 고지를 밟았다.
김준홍은 앞서 이번 대회 예선전으로 치러진 2023 아시아축구연맹(AFC) U-20 아시안컵에서도 김은중호의 주전 골키퍼로 후방을 든든히 지켰다.
AFC U-20 아시안컵에서 김준홍은 조별리그 3경기를 무실점 선방했고, 8강전에서 중국을 상대로 1실점 했지만, 빌드업 과정에서 볼을 빼앗긴 뒤 내준 실점이라 전적으로 김준홍의 실수로 보기 어려웠다.
대회 4강에서 우즈베키스탄과 0-0 무승부 뒤 승부차기에서 1-3으로 패한 게 아쉬웠지만 김준홍은 공식적으로 5경기 동안 1실점의 든든한 모습을 보여주며 김은중 감독의 신뢰를 받았다.
전북 현대의 유스팀 영생고 출신인 김준홍은 2021년 6월 전북과 준프로 계약을 맺고 그해 백업 골키퍼로 K리그1 무대에 2경기나 나선 유망주다. 지난해에도 2경기를 소화한 김준홍은 올해 1월 김천상무로 입대했다.
김준홍은 K리그 무대에서 217경기를 소화했던 베테랑 골키퍼 김이섭(49) 인천 유나이티드 골키퍼 코치의 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