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최고의 팀이 되려면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에서 우승해야 합니다!"
2022-2023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역전 우승을 지휘한 '명장' 페프 과르디올라(52·스페인) 감독은 쏟아지는 스포트라이트 속에서도 겸손함을 잃지 않았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22일(한국시간) 영국 맨체스터의 에티하드 스타디움에서 열린 첼시와 2022-2023 EPL 37라운드 홈 경기에서 1-0으로 승리하며 전날 확정된 우승을 자축했다.
경기가 끝난 뒤 과르디올라 감독과 맨시티 선수단은 홈 팬들과 함께 EPL 우승 세리머니를 펼치며 정규리그 3연패의 기쁨을 만끽했다.
전 세계 축구 팬들은 2016년 2월 맨시티 사령탑으로 임명된 과르디올라 감독이 과연 스페인 프리메라리가와 독일 분데스리가에서 성취한 업적을 이어갈 수 있을지에 관심이 쏠렸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스페인 명가' FC바르셀로나를 이끌면서 프리메라리가 3연패(2008-2009, 2009-2010, 2010-2011시즌)를 비롯해 UEFA 챔피언스리그(UCL) 2차례 우승(2008-2009, 2010-2011시즌), 국제축구연맹(FIFA) 클럽월드컵 2차례 우승(2009년, 2011년) 등 굵직한 업적을 남겼다.
바르셀로나 사령탑으로서 과르디올라는 247경기를 지휘하며 179승 47무 21패의 성적표를 남겨 72.47%의 승률을 기록했다.
그는 2013년 1월 독일 분데스리가의 '명가' 바이에른 뮌헨의 새로운 사령탑으로 자리를 옮겼고, 또다시 분데스리가 3연패(2013-2014, 2014-2015, 2015-2016시즌)의 위업을 달성했다. 뮌헨에서 과르디올라 감독의 승률은 75.16%로 올라갔다.
2016년 2월 과르디올라 감독은 EPL '부자구단' 맨시티와 계약하며 '유럽 빅리그' 섭렵에 나섰다.
EPL 데뷔 시즌인 2016-2017시즌 첼시에 우승을 내주고 3위를 차지하며 스스로 "실패했다"고 인정한 과르디올라 감독은 2017-2018시즌과 2018-2019시즌 2연패를 달성하며 팬들의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2019-2020시즌 리버풀에 우승을 내주고 준우승한 맨시티는 2020-2021시즌부터 이번 시즌까지 3연패를 완성, 6년 동안 5차례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리며 EPL 최강 군단의 입지를 확실히 다졌다.
맨시티를 EPL 최고의 팀으로 지휘했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에게는 아직 이루지 못한 게 남았다.
바로 맨시티의 UCL 우승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맨시티를 맡은 이후 UCL 최고 성적은 2020-2021시즌 준우승이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이날 첼시전이 끝나고 공식 기자회견에서 UCL 우승을 향한 강한 의지를 다졌다.
그는 "6년 동안 5번의 우승은 상상도 못 했다"라며 "이번 우승으로 맨시티가 뭔가 특별한 일을 해냈다는 느낌이 들지만 최고의 팀으로 인정받으려면 UCL에서 우승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완벽하지 않다"고 강조했다.
맨시티는 2022-2023시즌 UCL 결승에 올라 현지시간으로 6월 10일 터키 이스탄불에서 인터 밀란(이탈리아)과 우승 대결을 펼친다. 그에 앞서 현지시간 6월 3일에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결승전을 치른다.
두 경기 모두 승리하면 맨시티는 트레블(정규리그·FA컵·UCL 우승) 달성에 성공한다.
앞서 맨시티는 2018-2019시즌 정규리그, FA컵, 리그컵을 모두 휩쓸며 트레블을 달성했지만, 대회가 모두 잉글랜드 무대에서 벌어진 터라 '자국 내 트레블'로 기록됐다. 이번에 UCL 우승이 합쳐지면 진정한 의미의 '트레블'을 완성한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선수들을 축하해야 하지만 지금은 결승전들을 위해 정신적으로 쉬어야 할 때다. 정규리그도 2경기나 남아있다"라며 "먼 길을 오느라 조금 지쳐있을 때다. 방심하지 말고 빨리 지나가기를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