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안홍석 기자 = 재미동포 여성 사업가 미셸 강 회장이 여자축구판 '시티 풋볼 그룹'을 만들기 위한 첫발을 뗐다.
AP통신은 미국여자축구리그(NWSL) 워싱턴 스피릿의 구단주인 미셸 강 회장이 앞으로 워싱턴과 프랑스 명문 올랭피크 리옹 페미닌을 소유한 '멀티 구단 법인'을 이끄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17일 밝혔다.
강 회장과 리옹을 소유한 OL그룹, 그리고 OL그룹의 최대 주주인 이글 풋볼 홀딩스가 맺은 이번 계약에 따르면, 워싱턴과 리옹으로 구성된 별도의 축구 법인이 새로 설립된다.
그리고 강 회장은 이 법인의 대주주 겸 최고경영자(CEO)가 된다. 강 회장이 사실상 리옹을 인수하는 모양새다.
강 회장은 새 법인 지분을 나눠 갖는 OL그룹의 이사회에도 합류한다.
이 계약은 NWSL 사무국의 승인만 남겨두고 있으며, 6월 말에 모든 절차가 완료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AP는 내다봤다.
강 회장은 이미 지난 13일 열린 여자 프랑스컵 결승전에 참석해 리옹 페미닌 선수들과 함께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강 회장은 새 법인을 통해 다른 나라 클럽들도 인수할 계획이다.
남자축구의 시티 풋볼 그룹, 레드불 풋볼과 같은 글로벌 축구기업으로 키워 나가겠다는 얘기다.
시티 풋볼 그룹은 맨시티를 필두로 멜버른 시티(호주), 요코하마 F. 마리노스(일본), 지로나(스페인) 등 10여개 구단을 산하에 두고 있으며, 레드불 풋볼은 오스트리아(잘츠부르크), 미국(뉴욕 레드불스), 브라질(브라간치누), 독일(라이프치히) 등 4개 나라에서 프로축구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강 회장은 성명을 내고 "이번 계약은 여자 프로 축구 역사에서 중요한 진전"이라면서 "유럽축구연맹(UEFA) 여자 챔피언스리그(UWCL) 8회 우승에 빛나는 리옹 페미닌의 전통과 2021년 NWSL 챔피언 워싱턴의 역동성이 결합해 여자축구를 새 시대로 안내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회장은 공공부문 헬스케어 컨설팅 업체인 코그노산트(Cognosante LLC) 창업자이자 CEO다.
1981년 서강대에 재학하다 유학길에 오른 그는 글로벌 방위산업체인 노스럽 그러먼 인포텍의 부회장과 제너럴 매니저로 활동하다 2008년 버지니아주 폴스처치에서 코그노산트를 창업했다.
강 회장은 2020년부터 빌 린치, 스티브 볼드윈과 워싱턴 구단을 공동으로 소유해오다 지난해 2월 지분을 모두 인수해 구단주가 됐다.
리옹 페미닌은 UWCL 최다 우승 기록을 보유한 유럽 최강팀이다.
그러나 지난달 레퀴프 보도에 따르면 1천200만 유로(약 174억8천만원)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경영난에 시달려왔다.
한편, OL그룹은 NWSL 클럽인 OL레인을 운영해왔는데, 강 회장과의 이번 계약에 따라 이해상충 관계가 생겨 OL레인을 매각하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