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인감독 김연경' 출연 세터 이나연, 흥국생명 주전경쟁 뚫을까(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MBC 배구 예능 프로그램인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세터로 존재감을 보여준 베테랑 이나연(33)이 여자 프로배구 흥국생명 유니폼을 입고 제2의 배구 인생을 시작했다.
이나연이 주전 세터 이고은(30)의 허리 부상 여파로 세터진 운영으로 어려움을 겪는 흥국생명에 입단하며 1년 3개월여 만에 프로 무대로 복귀한 것.
흥국생명은 24일 보도자료를 통해 "올 시즌 세터진의 안정감을 확보하기 위해 경험이 풍부한 이나연 선수를 영입했다"면서 "이나연의 합류로 경기 운영의 밸런스가 한층 강화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이나연은 V리그에서 13시즌을 뛴 베테랑이다.
서울 중앙여고 출신으로 2011년 창단한 IBK기업은행의 신생팀 우선 지명 선수로 프로로 입문한 그는 주전 경쟁을 뚫지 못하고 이듬해 7월 GS칼텍스로 트레이드됐다.
GS칼텍스에선 2012 런던 올림픽 국가대표로 출전했던 주전 이숙자를 대신해 컵대회에서 인상적인 활약을 펼쳤고, 정규리그에서도 2012-2013시즌부터 2017-2018시즌까지 다섯 시즌 연속 20경기 이상 출전했다.
2017-2018시즌 종료 후인 2018년 6월 트레이드로 다시 기업은행에 둥지를 틀었고, 당시 주전이었던 염혜선과 경쟁 속에 2018-2019시즌에는 생애 최다인 30경기(116세트)에 출전하기도 했다.
이나연은 해당 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연봉 1억2천만원에 계약하며 기업은행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갔다. 국가대표팀에 교체 선수로 발탁돼 2020 도쿄 올림픽 예선전에 뛰기도 했다.
기업은행에서 주전 경쟁에 밀린 그는 2020년 5월 13일 현대건설로 둥지를 옮겨 주전 세터였던 김다인의 교체 선수로 간간이 출전했다.
이나연은 현대건설이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3-2024시즌 종료 후인 작년 7월 연봉 1억6천만원을 포기하고 돌연 은퇴를 선언했다.
그는 '배구 여제' 김연경이 제8구단 창단을 기치로 내건 '신인감독 김연경'에서 은퇴와 관련해 심리적으로 불안해 정상적인 경기 운영을 할 수 없는 '입스'(Yips)가 찾아왔었다고 고백했다.
이나연은 V리그에서 통산 262경기(773세트) 출전에 202득점, 세트당 평균 8.24개의 세트 성공 기록을 남겼다.
왼손잡이로 빠르면서도 정확한 볼 배급이 강점이지만, 접전 상황에선 정신적으로 흔들리는 게 약점으로 꼽힌다.
그는 흥국생명에서 시즌 초반 결장이 불가피한 이고은 대신 주전으로 나서는 서채현(19)은 물론 베테랑 김다솔(28), 5년 차 박혜진(23)과도 경쟁을 벌여야 한다.
그는 흥국생명의 메디컬테스트를 통과해 오는 25일 한국도로공사와 원정경기부터 선수단과 동행하며 출격 대기한다.
'신인 감독 김연경'에서 신생팀 필승 원더독스가 은퇴 및 방출 선수들을 모아 약체인 '언더도그'에서 '원더'로 진화를 꿈꾼 것처럼 이나연이 흥국생명에서 성공 신화를 만들어갈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