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개막 초반 하위팀 약진으로 혼전 양상…지각변동 예고(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18일 막을 올린 프로배구 진에어 2025-2026시즌 V리그가 지난 시즌 하위 팀들의 약진으로 개막 초반 혼전 양상으로 빠져드는 분위기다.
V리그는 23일 남자부 대한항공-한국전력, 여자부 정관장-GS칼텍스 경기를 마치면서 남녀부 7개 구단 모두 최소 한 경기 이상을 치렀다.
개막 초반임에도 '절대 강자도, 절대 약자도 없는' 박빙 승부가 펼쳐졌다.
특히 여자부에서 전력 평준화 현상이 뚜렷하다.
GS칼텍스는 23일 정관장과 대전 원정 경기에서 풀세트 접전 끝에 2-3으로 졌지만, 승점 1을 쌓으면서 승점 4(1승1패)를 기록해 여자부 선두로 나섰다.
지난 시즌 개막 후 3연패를 당했던 GS칼텍스는 팀 창단 후 최다인 14연패 수모를 겪은 뒤 후반기 반등해 막판 페퍼저축은행을 최하위로 끌어내리고 6위로 시즌을 마친 팀이다.
하지만 GS칼텍스는 지난 19일 개막전에서 29점을 뽑은 '쿠바 특급' 지젤 실바(등록명 실바)를 앞세워 올해 컵대회 우승팀 IBK기업은행을 3-1로 물리치며 돌풍을 예고했다.
실바는 23일 정관장과 경기에서도 서브 에이스 3개를 포함해 36점을 폭발하며 분전했지만, 정관장의 벽에 막혔다.
정관장은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으로 이끌었던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 쌍포 조합이 해체됐음에도 이탈리아 리그를 거친 베테랑 공격수 엘리사 자네테(등록명 자네테)가 화끈한 공격력을 뽐내고 있다.
자네테는 지난 18일 흥국생명과 개막전(1-3 패배) 26득점에 이어 GS칼텍스전에선 30득점 활약으로 외국인 주포 몫을 해냈다.
GS칼텍스와 함께 여자부 돌풍의 주역은 '만년 하위팀' 페퍼저축은행이다.
지난 시즌까지 4연 연속 최하위였던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21일 개막 경기에서 올 시즌 우승 후보 투표에서 무려 5표를 받았던 한국도로공사를 3-2로 꺾는 '코트 반란'을 일으켰다.
특히 페퍼저축은행은 지난 5월 외국인 선수 드래프트 때 사실상 1순위로 지명받은 조이 웨더링턴(등록명 조이)이 오른쪽 무릎 부상 여파로 결장한 가운데 거둔 승리여서 의미가 특별했다.
올해 세계선수권에서 일본 대표팀의 주축으로 활약했던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시마무라 하루요가 19점을 뽑으며 승리를 이끌어 '페퍼 돌풍'의 중심 역할을 했다.
페퍼저축은행은 조이가 부상을 털고 곧 경기에 출전할 예정이어서 '꼴찌팀' 꼬리표를 떼어내고 봄배구 진출까지 노려볼 심산이다.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였던 미들 블로커 이다현의 이적으로 전력 약화가 예상됐던 현대건설은 흥국생명을 꺾고 1승을 챙긴 반면 '2강'으로 분류됐던 기업은행과 도로공사는 1패씩을 안았다.
남자부도 지난 시즌 중·하위권에 머물렀던 팀들의 활약이 눈에 띈다.
지난 시즌 최하위였던 OK저축은행은 21일 삼성화재와 원정경기에서 새로운 외국인 거포 디미타르 디미트로프와 새롭게 영입한 베테랑 아웃사이드 히터 전광인을 앞세워 3-2로 이겼다.
디미트로프가 양 팀 최다인 32점을 뽑았고, 전광인은 9득점에 그쳤음에도 공수에서 팀의 구심점 역할을 해냈다.
또 지난 시즌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했던 우리카드도 브라질 출신의 외국인 주포 하파엘 아라우조(등록명 아라우조)를 앞세워 지난 20일 한국전력전에서 3-0으로 완승하며 기분 좋게 출발했다.
OK저축은행과 우리카드는 지난 시즌 봄배구에 나섰던 '3강'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 KB손해보험을 위협할 것으로 보인다.
한국전력은 유일하게 개막 후 2연패를 당했지만, '천군만마' 세터 하승우가 군 복무를 마치고 22일 대한항공전에 나선 뒤 외국인 거포 쉐론 베논 에번스(등록명 베논)의 공격력이 살아나면서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남녀부 모두 1라운드 중반을 지나면 올 시즌 전력 판세가 뚜렷하게 드러날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