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구=연합뉴스) 윤관식 기자 =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2025 프로야구 KBO리그 포스트시즌 준플레이오프 3차전 SSG 랜더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1회말 갑자기 쏟아지는 강한 비로 경기가 중단되자 SSG 선발투수 앤더슨이 마운드를 내려가고 있다. 2025.10.13 [email protected]
(대구=연합뉴스) 김경윤 기자 = 프로야구 포스트시즌(PS)에서 외국인 투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상당하다.
팀 내 '원투 펀치'를 맡는 외국인 투수 중 한 명이라도 휘청이면 한 해 농사는 망쳤다고 봐도 무방하다.
올해 주변의 예상을 깨고 정규시즌 3위에 오른 SSG 랜더스는 예상치 못한 에이스 드루 앤더슨의 컨디션 난조로 준플레이오프(준PO·5전 3승제) 탈락 위기에 놓였다.
앤더슨은 정규시즌에서 역대 한 시즌 두 번째로 많은 245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SSG의 준PO 직행을 이끌었지만, 가장 중요한 순간에 몸 관리에 실패해 고개를 떨궜다.
포스트시즌을 앞두고 장염 증세로 고생한 앤더슨은 준PO 1, 2차전을 건너뛴 뒤 13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준PO 3차전에 선발 등판했다.
완벽한 컨디션이 아니었던 그는 3이닝 3피안타 1볼넷 2탈삼진 3실점 하면서 패전 투수가 됐다.
앤더슨의 부진으로 SSG는 시리즈 전적 1승 2패를 기록하며 벼랑 끝에 몰렸다.
최근 포스트시즌에서 외국인 투수의 부상, 몸 관리 실패 문제로 고배를 마셨던 팀은 많다.
지난해엔 삼성이 외국인 투수 문제로 고개를 떨궜다.
당시 외국인 투수 코너 시볼드는 포스트시즌 직전 어깨 부상 치료를 이유로 미국으로 돌아갔고, 결국 가을 무대에 서지 못했다.
삼성은 우여곡절 끝에 한국시리즈(KS)에 진출했으나 선발 로테이션의 한계를 극복하지 못하고 KIA 타이거즈에 우승 트로피를 내줬다.
코너는 자신의 소셜미디어에 한국말로 사과문을 올리기도 했다.
2023년엔 정규시즌에서 눈부신 활약을 펼쳤던 NC 다이노스의 외국인 투수 에릭 페디가 가장 중요한 순간에 빠지면서 논란이 됐다.
페디는 20승 6패, 평균자책점 2.00의 눈부신 활약을 펼치며 팀을 가을야구로 인도했으나 컨디션 난조를 이유로 두산 베어스와 와일드카드 결정전, SSG와 준PO에서 마운드에 오르지 않았다.
그는 kt wiz와 플레이오프(PO) 1차전에서 6이닝 1실점으로 호투했으나 KS 진출 여부가 걸린 PO 5차전에서 등판 요청을 거부하며 2-3 패배를 더그아웃에서 지켜봤다.
2022년엔 LG 트윈스에서 뛰었던 애덤 플럿코가 문제를 일으켰다. 그는 시즌 말미 등 담 증세로 20일 넘게 쉰 뒤 실전 등판 없이 키움 히어로즈와 PO 2차전에 선발 등판했다가 1⅔이닝 8피안타 6실점 하며 패전 투수가 됐다.
결국 LG는 PO를 넘지 못하고 탈락했다.
플럿코는 2023년에도 말썽을 부렸다. 전반기엔 에이스 노릇을 했으나 후반기 막판 왼쪽 골반 타박상 진단을 받은 뒤 한 달 넘게 전의를 보이지 않다가 퇴출당했다.
다만 당시 LG는 플럿코 없이 외국인 투수 한 명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일궈내는 이변을 연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