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2025-2026시즌 프로배구 V리그에서 새롭게 완장을 차게 된 선수들이 눈길을 끈다.
남자부 대한항공에선 10년간 완장을 찼던 베테랑 세터 한선수(40) 대신 주축 공격수 정지석(30)이 새 캡틴을 맡았다.
지난 2024-2025시즌 트레블(컵대회 우승·정규리그 1위·챔피언결정전 우승)을 달성한 현대캐피탈에 밀려 무관(無冠)에 그쳤던 대한항공이 브라질 남자대표팀 사령탑 출신의 '명장' 헤난 달 조토 감독에게 지휘봉을 맡긴 후 선수단 변화의 첫 조치였다.
대한항공으로선 2023-2024시즌까지 통합 4연패를 달성했던 영광을 새 시즌에 재현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이기도 하다.
정지석은 헤난 감독과 선수들을 연결하는 교량 구실을 하는 건 물론 불혹의 동갑내기 세터 한선수, 유광우 등 고참 선수와 젊은 선수들을 융화시키는 역할도 담당한다.
새 시즌 대한항공이 '1강'으로 자리 잡은 현대캐피탈의 독주를 견제하며 정상을 탈환하려면 왼쪽 날개를 책임지는 정지석의 활약이 필요하다.
정지석은 2024-2025시즌에는 득점 부문 11위(440점)로 밀렸다.
현대캐피탈의 허수봉(574점)과 당시 한국전력 소속이었던 임성진(484점), 나경복(470점·이상 KB손해보험), 우리카드의 김지한(467점)에게 밀렸다.
정지석은 "주장이라는 큰 책임을 맡게 돼 무게감을 느낀다"면서 "항상 최선을 다해 어떤 순간에도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주겠다"고 전했다.
지난 시즌 5위로 밀려 봄배구 진출에 실패했던 삼성화재도 베테랑 세터 노재욱(33)이 달았던 주장 완장을 '젊은 피' 김우진(25)에게 넘겼다.
아웃사이드 히터로 삼성화재 공격의 한 축을 맡는 김우진은 검증된 실력과 화려한 세리머니로 새 시즌 팀에 활기를 불어넣겠다는 의지다.
우리카드는 코치로 승격한 이강원(35)의 뒤를 이어받아 세터 이승원(32)이 캡틴으로 활동하고, 한국전력은 베테랑 미들 블로커 신영석(39) 대신 공격수 서재덕(36)이 주장을 맡는다.
현대캐피탈의 허수봉과 KB손해보험의 황택의, OK저축은행의 부용찬은 유임됐다.
여자부에선 네 시즌 연속 최하위에 그쳤던 페퍼저축은행이 간판이었던 박정아(32) 대신 지난 시즌 후 자유계약선수(FA) 시장에서 영입한 고예림(31)에게 주장 중책을 맡겼다.
지난 시즌까지 현대건설에서 뛰었던 아웃사이드 히터 고예림은 화끈한 공격력에 안정된 리시브 능력을 겸비해 새 시즌 도약을 노리는 페퍼저축은행의 활력소가 될 전망이다.
장소연 페퍼저축은행 감독은 동료 선수와 친밀한 성격인 고예림이 페퍼저축은행에서 새롭게 도전하는 점을 고려해 주장으로 낙점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건설은 리베로 김연견(33)을 대신해 세터 김다인(27)에게 주장 완장을 채웠다.
흥국생명의 김수지와 정관장의 염혜선, IBK기업은행의 황민경, 한국도로공사의 배유나, GS칼텍스의 유서연은 지난 시즌에 이어 주장을 계속 맡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