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배진남 기자 = '대구의 왕' 세징야(35·브라질)가 무섭게 공격포인트를 쌓으며 최하위 대구FC가 K리그1 시즌 막판 잔류 희망을 이어가게 하고 있다.
세징야는 4일 광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광주FC와 하나은행 K리그1 2025 32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2골 1도움을 올려 대구의 3-2 승리를 이끌었다.
전반 4분 김주공이 얻어낸 페널티킥을 성공시켜 선제골을 뽑은 세징야는 전반 36분 정재상의 추가 골을 도와 대구가 2-0으로 달아나게 했다.
이후 대구는 광주에 페널티킥으로만 두 골을 내줘 2-2로 맞섰으나 후반 추가시간 상대 수비수 변준수의 핸드볼로 잡은 페널티킥 기회에서 세징야가 다시 오른발로 마무리해 짜릿한 승리를 거뒀다.
이날 승리로 승점 26을 쌓은 최하위 대구는 11위 제주 SK(승점 32)와 격차를 승점 6으로 좁히며 다이렉트 강등을 피할 여지를 계속 남겨뒀다.
물론 아직 갈 길이 멀지만 바로 K리그2(2부)로 떨어지는 K리그1 꼴찌만 면한다면 지난해처럼 승강 플레이오프(PO)를 통해 1부에 잔류할 기회가 있다.
대구는 지난해 K리그1 11위에 머문 뒤 승강 PO에서 K리그2 2위 충남아산FC를 상대로 극적인 역전극을 펼쳐 1부에 살아남은 바 있다.
대구가 아직 꿈을 꿀 수 있는 것은 세징야 덕분이라 해도 지나치지 않는다.
세징야는 8월 23일 제주전(2-2 무)부터 이날 광주전까지 6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했다. 이 기간 세징야는 무려 4골 6도움을 올렸고, 대구는 3승 2무 1패의 호성적을 내며 꼴찌 탈출을 위한 발판을 놓았다.
비록 팀 순위는 바닥이지만 세징야는 K리그에 의미 있는 족적을 남겼다.
세징야는 광주전 활약으로 올 시즌 K리그1에서 10골 10도움을 기록해 '10-10' 클럽에 가입했다.
공격수로서 득점과 도움 모두 능력을 갖췄다는 의미인 10-10 클럽 가입은 세징야가 올 시즌 K리그1에서 1호다.
1983년 출범한 프로축구 최상위리그에서는 1996년 포항 스틸러스의 라데(11골 14도움)를 시작으로 이번이 통산 21번째에 불과할 만큼 대기록이다.
K리그2에서는 올 시즌 서울 이랜드의 에울레르(11골 10도움)와 인천 유나이티드 제르소(10골 10도움)가 역대 4, 5호 10-10 클럽 가입 원서를 냈다.
하지만 K리그1에서는 2022년 강원FC 김대원(12골 13도움) 이후 세징야가 3년 만이다.
세징야는 무릎 부상으로 5월 3일 치른 제주전 이후 9경기 연속 결장하는 등 올 시즌 팀이 치른 리그 32경기 중 21경기만 뛰고도 대기록을 세웠다.
아울러 2019년(15골 10도움)에 이어 K리그1에서 개인 통산 두 번째 '10-10'을 기록했다.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에닝요가 세 시즌(2009, 2010, 2012년)이나 10-10 클럽에 가입하기도 했으나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K리그1에서 두 번이나 시즌 10골 10도움 이상을 동시에 기록한 선수는 세징야가 처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