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오늘 경기 전에 버디 10개를 잡자고 다짐했는데 정말 버디 10개를 잡았네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장타자 문정민이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 대회에서 장타력을 마음껏 뽐내며 버디 파티를 벌인 끝에 2라운드 단독 선두에 올랐다.
문정민은 2일 전북 익산시 익산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동부건설ㆍ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총상금 10억원) 둘째 날 경기에서 버디 10개를 잡아내고 보기 1개를 곁들여 19점을 쓸어 담았다.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은 파 0점, 버디 2점, 이글 5점, 앨버트로스 8점을 부여하고 보기는 -1점, 더블보기 이상은 모두 -3점으로 처리해 점수 합계로 순위를 정한다.
대개 공격적 플레이를 즐기는 장타자가 유리한 경기 방식으로 알려졌다.
KLPGA투어 장타 부문 9위 문정민은 이날 공격 골프의 진수를 보였다.
이날 파 4홀에서 대부분 웨지로 그린을 공략한 문정민은 버디 10개 가운데 8개를 홀 3m 이내에 붙여 잡아냈다.
가장 멀리서 성공한 버디 퍼트는 3번 홀(파4) 6m 거리였다.
413야드에 이르러 익산 컨트리클럽에서 가장 어렵다는 3번 홀에서 두 번째 샷을 할 때 잡은 클럽은 7번 아이언이었다.
이날 그린을 두 번밖에 놓치지 않은 문정민은 "안 되는 게 없는 날이었다"고 활짝 웃었다.
문정민은 "18홀에서 버디 10개는 처음"이라면서 "만약 스트로크 플레이 방식이라면 똑같은 코스라도 버디 10개는 못 잡아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정민은 "(변형 스테이블포드 방식이라서) 버디를 잡으면 된다는 생각에 보기를 해도 크게 손해 보는 느낌이 없다. 무조건 버디를 많이 잡겠다고 마음먹고 나왔다. 오늘도 경기 전에 버디 10개를 잡자고 다짐했는데 성공했다"면서 "내일도 모레도 순위는 생각지 않고 매일 버디 10개씩 잡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문정민은 지난해 대보 하우스디 오픈에서 생애 첫 우승을 따냈지만, 올해는 이 대회까지 이번 시즌 열린 26차례 대회에 모두 출전하는 강행군을 펼치고도 상금랭킹 43위에 그쳤다.
문정민은 "전 경기 출전이 처음이라 좀 무리가 된 듯하다. 어릴 때부터 아픈 오른쪽 발목 상태가 더 나빠져 만족스러운 결과가 나오지 않았다"면서 "최근 2차례 대회에서 컷 탈락하면서 뜻하지 않게 쉴 틈이 생겼다. 쉬면서 이 대회에 대비해 샷을 가다듬었다"고 밝혔다.
지난 7월 롯데오픈에서 우승한 박혜준이 14점을 보태 문정민에 5점 뒤진 2위(24점)로 올라섰고 전날 선두에 나섰던 이가영은 7점에 그쳐 공동 3위(23점)로 밀렸다.
이날 12점을 따낸 김수지도 이가영과 함께 공동 3위에 올랐다.
15점을 쓸어 담은 방신실과 홍진영이 공동 5위(22점)에 포진했다.
대상 포인트 1위 유현조는 2라운드에서 버디 1개로 단 2점만 얻어내 공동 32위(13점)로 떨어졌다.
상금랭킹 1위 노승희는 컷 기준 점수 9점에 3점 모자란 6점을 따내는 데 그쳐 컷 탈락했다. 노승희는 이번 시즌 24경기 만에 처음 컷 탈락했다.
디펜딩 챔피언 김민별도 이틀 동안 5점밖에 얻지 못해 컷을 통과하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