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프로축구 FC서울이 5년 만에 돌아온 '아시아 최고 무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에서 태국 '강호' 부리람 유나이티드를 꺾고 첫 승리를 챙겼다.
서울은 30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25-2026 ACLE 리그 스테이지 2차전 홈 경기에서 부리람을 3-0으로 제압했다.
지난 16일 ACLE 1차전 원정 경기에서 마치다 젤비아(일본)와 1-1로 비기며 승점 1을 따냈던 서울은 이날 첫 승리를 올리며 승점 4를 쌓았다.
1차전에서 말레이시아의 조호르 다룰 탁짐을 2-1로 제압했던 부리람은 승점 3으로 제자리걸음 했다.
K리그1 5위로 중위권에서 치열한 순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서울은 조영욱, 둑스, 김진수 등 주요 선수들을 벤치에 앉히고 '캡틴' 린가드, 천성훈, 정태욱, 루카스 등을 선발로 내세웠다.
2021년부터 태국 프로리그 4연패를 달성하며 최강자로 군림하고 있는 부리람은 외국인 선수들을 중심으로 라인업을 꾸렸다.
태국 국가대표 공격수 수파차이 차이디드, K리그 전북 현대에서 활약했던 사살락 하이프라콘, 브라질 공격수 비솔리, 독일 수비수 로베르트 바우어 등이 선발로 나섰다.
수원 삼성에서 활약했던 뮬리치도 전반 종료 직전 교체 투입돼 오랜만에 한국 잔디를 다시 밟았다.
전반전 공격 전개에 어려움을 겪던 서울은 전반 막바지 두 골을 연달아 터뜨리며 흐름을 가져왔다.
전반 38분 루카스와 최준이 선제골을 합작하며 포문을 열었다.
루카스가 왼쪽 측면에서 길게 크로스를 올렸고, 최준이 이를 오른발로 침착하게 밀어 넣어 골문 오른쪽 하단을 갈랐다.
기세를 탄 서울은 10분 뒤 추가 골을 뽑아내 격차를 벌렸다.
전반 추가시간 3분 왼쪽 코너킥 상황에서 린가드의 패스를 받은 정승원이 중거리 슈팅으로 골망을 흔들었다.
정승원의 기습적인 슈팅에 부리람 골키퍼 닐 에더리지가 발을 뻗어봤지만, 공은 한 차례 바운드된 뒤 절묘한 궤적을 그리며 골문 오른쪽 구석으로 빨려 들어갔다.
단 두 차례의 슈팅으로 모두 득점에 성공하며 전반을 여유 있게 마무리한 서울은 후반 23분 3-0으로 달아났다.
류재문이 골대 앞의 루카스에게 날카로운 침투 패스를 찔러줬고, 루카스가 이를 오른발 슈팅으로 마무리하며 서울의 완승에 쐐기를 박았다.
24개 팀이 참여하는 2025-2026시즌 ACLE는 동·서아시아 그룹으로 12개 팀씩 나뉘어 리그 스테이지를 먼저 치르고, 각 그룹 상위 8개 팀이 16강 토너먼트에 진출해 우승팀을 가린다.
리그 스테이지에서 각 팀은 홈·원정 4경기씩 총 8경기를 소화한다.
서울은 내달 22일 중국의 상하이 선화를 상대로 ACLE 3차전 원정 경기를 치른다.
창단 후 처음 국외 원정길에 오른 강원FC는 ACLE 첫 패배의 쓴맛을 봤다.
강원은 중국 청두 피닉스 힐 스포츠파크 축구경기장에서 열린 청두 룽청(중국)과 원정 경기에서 전반 35분 팀 초우에게 결승 골을 내주고 0-1로 졌다.
지난해 K리그1에서 역대 최고 성적인 준우승을 차지해 올해 처음 아시아 무대에 오른 강원은 이달 16일 홈 경기로 치른 ACLE 데뷔전에서 상하이 선화(중국)에 2-1 역전승을 거뒀다. 그러나 청두에 무릎을 꿇어 승점 3(1승 1패)에 머물렀다.
서정원 감독이 이끄는 청두는 울산 HD와의 1차전 원정 경기에서 1-2로 역전패한 뒤 강원을 제물로 대회 첫 승을 거둬 역시 1승 1패가 됐다.
강원은 올 시즌 K리그1에서 현재 12개 팀 중 7위를 달리며 파이널A(1∼6위) 진입 경쟁을 벌이는 중이라 이번 청두 원정에는 팀을 이원화해 그동안 리그 경기에 출전 기회가 적었던 선수들 위주로 팀을 구성했다.
특히 정경호 강원 감독은 공격 자원인 김신진에게 중앙수비수 임무를 맡겨 홍철, 조현태와 함께 스리백으로 세우는 파격적인 선수 기용을 했다.
3-4-3 대형에서 윤일록과 김도현이 좌우 윙백으로 나서고 김대우와 김강국이 중원에서 호흡을 맞췄다.
공격진은 구본철, 김민준, 강윤구의 '삼각편대'로 꾸렸다. 골문은 이광연이 지켰다.
청두에서는 K리그 광주FC에서 활약했던 장신 공격수 펠리페와 부산 아이파크에서 주축으로 뛴 미드필더 호물로가 선발로 나섰다.
전반전은 강원이 준비한 대로 경기가 흘러가는 듯했다.
하지만 전반 10분 강윤구가 페널티지역 안 오른쪽에서 오른발로 슈팅한 공이 골키퍼 젠타오에게 막히는 등 마무리까지 이어가질 못했다.
그러더니 전반 35분 청두에 일격을 당했다.
강원 진영 왼쪽 코너킥에 이은 양솨이의 헤딩 패스를 팀 초우가 페널티지역 중앙에서 오른발 논스톱 발리슛으로 골문에 꽂아 청두가 먼저 앞서갔다.
후반에도 강원은 위협적이지 않았다.
올 시즌 중국 슈퍼리그 16개 팀 중 최소 실점(26경기 22실점)으로 2위를 달리는 청두의 수비를 좀처럼 뚫지 못했다.
후반 16분 김민준을 빼고 가브리엘을 투입한 뒤에도 사정은 달라지지 않았다.
후반 29분 윤일록이 아크 오른쪽에서 시도한 오른발 중거리 슛은 골대를 벗어났다.
이후 강원은 구본철, 강윤구, 김대우, 윤일록을 차례로 불러들이고 '젊은 피' 정인증, 황은총, 유병헌, 정승빈을 투입하며 만회 골을 노려봤지만 끝내 청두 골문은 열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