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미국과 유럽의 남자 골프 대항전 라이더컵에서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 팬에게 "닥쳐라"라고 막말을 서슴지 않았다.
28일(한국시간) 미국 뉴욕주 파밍데일의 베스페이지 블랙 코스(파70·7천352야드)에서 열린 제45회 라이더컵은 이틀째 경기까지 유럽이 11.5-4.5로 미국을 압도했다.
경기는 유럽의 일방적인 우세였지만 대회장 분위기는 라이벌전답게 후끈 달아올랐다.
28일 오전 포섬(두 선수가 하나의 공을 번갈아 치는 방식) 경기에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와 한 조로 나온 매킬로이는 갤러리 쪽을 향해 "닥쳐"라고 소리쳤다.
미국 골프 전문 매체 골프채널은 "18홀 내내 유럽 선수들은 미국 팬들의 야유에 시달려야 했다"며 "특히 샷을 하기 전 루틴 동작이나 퍼트하기 전에 야유가 커졌다"고 대회장 분위기를 묘사했다.
매킬로이는 오전 경기를 마친 뒤 "원정 라이더컵 분위기는 예상했던 것"이라면서도 "샷 하기 직전까지 계속 야유하는 것은 좀 심하다"고 고개를 내저었다.
미국 팬들은 매킬로이를 향해 지난해 US오픈 역전패를 언급하거나 올해 마스터스 우승이 '운'으로 얻은 것이라는 식의 조롱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후 포볼(두 선수가 각자의 공으로 경기하는 방식) 매치에서는 매킬로이와 셰인 라우리(아일랜드)가 한 조로 경기했고, 이때는 뉴욕 경찰들이 코스에 투입됐다.
라우리는 경찰에게 팬 한 명을 지목하며 코스 밖으로 내보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심한 행동을 한 팬 2명이 퇴장당했다.
또 저스틴 로즈(잉글랜드)와 브라이슨 디섐보(미국)의 캐디 그레그 보딘 사이에 퍼트 때 위치를 두고 시비가 붙었고, 스코티 셰플러(미국)의 캐디 테드 스콧이 유럽 부단장 프란체스코 몰리나리(이탈리아)와 말다툼을 벌였다.
한편 세계 랭킹 1위 셰플러는 이번 대회 4전 전패를 당해 라이더컵 이틀째 경기까지 4전 전패를 당한 첫 미국 선수가 됐다.
또 미국 선수로는 2012년 스티브 스트리커 이후 13년 만에 안방에서 열린 라이더컵에서 4패를 기록했다.
아직 단일 라이더컵에서 5패를 당한 미국 선수는 없다.
최근 라이더컵 8경기에서 2무 6패를 기록한 셰플러는 29일 싱글 매치 플레이에서 유럽의 에이스이자 세계 랭킹 2위 매킬로이와 맞대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