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오명언 기자 = 지난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에서 우승한 창원 LG가 2025-2026시즌 개막을 앞두고 열린 시범경기 첫 경기에서 '슈퍼팀'으로 불리는 부산 KCC를 격파했다.
LG는 21일 경남 창원체육관에서 열린 2025 KBL 오픈 매치 데이에서 KCC를 76-67로 물리쳤다.
창단 28년 만에 LG의 첫 우승을 이끈 조상현 감독은 시범경기 첫판에서 가뿐한 완승을 지휘하며 건재를 알렸다.
반면, 2014∼2022년 서울 삼성 이후 3년 만에 프로농구 사령탑으로 돌아온 이상민 KCC 감독은 20일 울산 현대모비스전에 이어 2연패를 당했다.
국가대표 양준석과 유기상, 아시아 쿼터 칼 타마요 등 강력한 선발 라인업을 내세운 LG는 1쿼터 초반부터 꾸준히 점수를 쌓으며 흐름을 주도했다.
슛 정확도에서 우위를 점하고, 양준석, 정인덕, 장민국이 각각 외곽포를 터트린 데 힘입어 22-14로 기선을 제압했다.
2쿼터에서는 3점 슛이 단 한 개도 나오지 않아 다소 밋밋한 흐름이 이어졌다.
KCC는 리바운드 싸움에서는 11-10으로 팽팽히 맞섰지만, 마무리에 애를 먹어 격차를 좁히지 못한 채 전반을 마쳤다.
3쿼터 초반 KCC가 30-35로 추격했지만, LG 배병준이 연속으로 3점 슛 두 개를 터뜨리고 허일영마저 외곽포를 보태며 점수 차는 다시 벌어졌다.
분위기가 과열되면서 KCC는 부상과 퇴장이라는 악재까지 겹쳤다.
이호현이 볼 경합 중 발목을 잡혀 쓰러져 교체됐고, 김훈은 LG 타마요의 복부를 가격해 U파울과 테크니컬 파울을 받아 퇴장당했다.
적극적인 몸싸움으로 KCC는 리바운드에서 14-8로 앞서고 2점 슛도 살아났지만, 외곽 공격이 터지지 않아 끝내 추격에 실패했다.
LG에서는 타마요가 22득점 8리바운드, 아셈 마레이가 15득점 11리바운드로 승리를 이끌었다.
양준석과 유기상은 각각 7득점 2리바운드, 4득점 1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자유계약선수(FA)로 영입한 리그 최정상급 가드 허훈이 부상으로 결장한 KCC에선 최준용이 17득점 10리바운드, 숀 롱이 12득점 7리바운드로 분전했다.
허훈과 같은 팀에서 뛰는 형 허웅은 10득점과 5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서울 SK는 서울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서울 삼성을 80-70으로 꺾었다.
핵심 선수들이 빠진 양 팀은 전반 내내 SK가 앞서가면 삼성이 추격하는 팽팽한 흐름을 이어갔다.
SK는 지난 시즌 정규리그 최우수선수(MVP)로 선정된 안영준이 발목 인대 부상으로 결장했고, 삼성은 '빅맨' 이원석이 전지훈련 중 손목 부상을 당해 출전하지 못했다.
이날 경기에서 SK는 골밑 싸움에서 우위를 보이며 흐름을 가져갔고, 삼성은 외곽에서 공격 활로를 열며 집요하게 쫓아갔다.
2쿼터에만 3점슛 6개를 터트린 삼성은 쿼터 종료 직전 38-39로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이근휘가 혼자 3개를 넣었고, 최성모가 2개, 한호빈이 1개를 보탰다.
추격당한 SK는 3쿼터 시작과 동시에 외곽포를 터뜨리며 흐름을 되찾았고, 자밀 워니와 오재현의 공격까지 살아나며 다시 점수 차를 벌렸다.
삼성은 4쿼터 들어 다시 한번 1점 차까지 추격의 고삐를 당겼지만, SK는 워니의 연속 득점과 알빈 톨렌티노의 3점슛을 앞세워 순식간에 점수 차를 10점으로 벌렸다.
SK에서는 워니가 27득점 14리바운드 11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며 펄펄 날았고, 오재현이 14득점 6리바운드로 활약했다.
삼성에서는 이근휘, 케렘 칸터가 각각 15득점을 올리며 존재감을 보여줬다.
프로농구는 2011-2012시즌 이후 14년 만에 시범경기를 치른다.
프로-아마 최강전이나 컵대회가 열리다가 올해는 리그 개막이 10월 초로 당겨지면서 컵대회를 치를 일정을 짤 수 없게 되면서 시범경기가 부활했다.
'오픈 매치 데이'라는 이름으로 진행되는 이번 시범경기는 오는 28일까지 토·일요일에 열리며, 팀당 2경기씩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