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꼴찌 탈출'과 '선두권 도약'의 절실함 속에서 맞붙어 무승부에 그친 대구FC 김병수 감독과 FC서울 김기동 감독은 나란히 "아쉬웠다"라며 안타까운 표정을 지었다.
서울과 대구는 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하나은행 K리그1 2025 25라운드 대결에서 2골씩 주고받는 공방 속에 2-2로 비겼다.
'꼴찌' 대구를 상대로 2연승을 내심 기대했던 4위 서울은 후반에 재동점골을 내주며 승점 1을 따내는 데 그쳤고, 무승 탈출이 시급한 대구는 경기 막판 골 취소의 아쉬움 속에 14경기 연속 무승(5무 9패)이 이어졌다.
경기가 끝난 뒤 기자회견장에 나선 대구의 김병수 감독과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패장처럼 고개를 들지 못했다.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김병수 감독은 "개인적으로는 세 번째 득점이 취소된 게 아쉽다"라고 운을 뗐다.
대구는 2-2로 팽팽하던 후반 23분 세징야가 헤더로 역전 골을 터트렸지만, 비디오 판독 결과 득점에 앞서 대구 이용래가 서울 황도윤과 볼 경합 과정에서 반칙한 게 발견돼 골 취소가 선언됐다.
대구로서는 다 잡은 승리를 날린 느낌이 컸다.
김 감독은 "경기 자체는 우리도 침착하게 잘했다고 보인다"라며 "승리가 필요한 상황에서 목표 달성을 하지 못해 아쉬운 마음도 있었지만, 선수들은 오늘 가장 열심히 뛰었다"라고 평가했다.
최근 대등한 경기를 펼치고도 무승이 이어지는 것에 대해 김 감독은 짙은 한숨을 내쉬더니 "제가 볼 때는 선수들이 계속 안 좋은 기억에 반응하는 것 같다"라며 "승리해서 몸의 에너지를 끌어올려야 하는데, 우리는 최선을 다하고 있다. 승리가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아쉬움 속 발전 가능성도 봤다.
그는 "그동안 지키는 축구만 하다가 오늘 한 단계 앞으로 나가는 축구를 시도한 게 괜찮았다"라며 "대등하게 경기했다. 아직 정규리그 33라운드까지 8경기가 남았다. 분발해서 목표 달성에 나서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자회견에 나선 서울의 김기동 감독은 "중요한 시점에서 이기지 못해 팬들에게 죄송하다. 이번 경기를 통해 각성해야 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서울은 이날 승리했다면 2위 김천 상무, 3위 대전하나시티즌과 나란히 승점 39를 기록할 수 있었지만, 무승부에 그치며 이들 팀을 승점 2 차로 뒤쫓았다.
골키퍼 강현무가 이날 세징야의 장거리 슈팅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는 등 최근 실수가 이어지는 것에 대해 김 감독은 "경기를 준비하는 과정에선 아무 문제가 없었다. 실수가 이어지다 보니 심리적으로 위축되는 것 같다. 선수 자신이 마음을 잘 잡아야 한다"고 말했다.
김 감독은 특히 "후반에 교체로 들어간 선수들의 활약이 조금 아쉽다"라며 "선발로 나선 선수들과 포지션 경쟁을 더 치열하게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