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김동찬 기자 = 순위 싸움이 한창인 프로야구 혹서기에는 체력이 큰 변수가 되기 쉽다.
한여름 프로야구 경기는 관중석에서 관람하기도 쉽지 않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각 팀의 입장에서는 선수들이 7, 8월 레이스를 버텨낼 체력을 가져야 '가을 야구'로 향하는 길을 넓힐 수 있다.
올해 8월 일정을 보면 이런 점에서 예년과 다른 대진이 눈에 띈다.
먼저 '디펜딩 챔피언' KIA 타이거즈는 5일 롯데 자이언츠와 경기를 시작으로 '지옥의 원정 12연전'을 시작했다.
7일까지 롯데와 부산에서 3연전을 치르는 KIA는 이번 주말 NC 다이노스와 창원에서 3연전을 거쳐 다음 주에는 삼성 라이온즈, 두산 베어스와 또 원정 6연전이 예정돼있다.
KIA의 최근 홈 경기는 1일 한화 이글스전이었으며 다음 홈 경기는 19일 키움 히어로즈와 경기다.
대개 원정 6연전만 돼도 '쉽지 않은 일정'이라는 말이 나오는 것이 일반적이지만 KIA는 원정 6연전을 연달아 두 번 치러야 한다.
KIA가 이런 이례적인 일정을 소화하게 된 것은 3월 NC 홈 경기장에서 발생한 비극적인 사고로 인해 NC가 2개월 정도 홈 경기를 치르지 못했기 때문이다.
원래 KIA는 8일부터 사흘간 NC와 맞대결을 광주 홈에서 치를 예정이었다.
그러나 4월 말 경남 창원에서 열기로 했던 KIA와 NC의 창원 3연전 장소를 광주로 옮기고, 8월 3연전 개최지를 창원으로 변경하면서 KIA의 '원정 12연전'이 발생했다.
반대로 NC는 남은 홈 경기가 다른 팀들에 비해 월등하게 많다.
3월 말부터 두 달 정도 거의 원정 경기만 치른 탓이다.
5일까지 다른 9개 구단은 홈 경기를 50∼57경기씩 마쳤다. 그러나 NC는 41경기만 소화해 앞으로 홈 경기가 많이 남았다.
NC는 8월에 원정 경기 두 차례만 배정됐다. 12∼14일 잠실 두산전, 29∼31일 인천 SSG 랜더스전이다.
이번 주까지 홈 9연전을 치르는 NC는 이후 두산과 원정 3연전을 하고 다시 안방으로 돌아가 15일부터 28일까지 홈 12연전을 치른다.
NC는 이번 시즌 홈 경기 20승 1무 20패, 원정 26승 5무 27패 등 홈과 원정 승률 차이가 큰 편은 아니지만 무더위 이동 거리를 최소화하며 체력을 아낄 수 있다.
4위 KIA(49승 4무 47패)와 7위 NC(46승 6무 47패)의 승차는 불과 1.5 경기밖에 나지 않는 가운데 이런 특이한 일정이 중위권 순위 다툼에 어떤 변수가 될 것인지도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