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율 0.191→0.302' LG 신민재 "못할 때도 야구는 재밌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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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율 0.191→0.302' LG 신민재 "못할 때도 야구는 재밌었어요"

빅스포츠 0 2 12: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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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히트 참사 막은 통산 첫 홈런도 작렬…"홈런보다는 안타 3∼4개가 좋아"

인터뷰하는 신민재
인터뷰하는 신민재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LG 신민재가 8일 서울시 잠실구장에서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5월 11일 신민재(29·LG 트윈스)의 타율은 0.191(94타수 18안타)이었다.

8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키움 히어로즈와 홈 경기가 끝난 뒤, 신민재의 타율은 0.302(235타수 71안타)로 올랐다.

올 시즌 신민재의 타율 그래프는 신인 드래프트에서 지명받지 못해 육성 선수로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가 국가대표급 2루수로 부상한 그의 야구 인생과 똑 닮았다.

8일 잠실구장에서 만난 신민재는 "타율이 아주 낮을 때도 '3할 근처까지는 올릴 수 있다'고 생각했다"며 "현재 타격감이 괜찮아서, 감을 유지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체력도 중요하기 때문에 훈련량도 적당히 조절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도 그렇고, 부진했던 시즌 초에도 타율을 의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부진에서 벗어나고자 깊이 고민하고 노력했다.

신민재는 "지난해에도 슬럼프에 빠진 기간이 있었다. 올해도 슬럼프는 분명히 올 것이고, 그 기간을 줄여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그런데 시즌 초에 부진이 길어졌다. 재정비할 시간이 필요했고, 5월 12일에 2군으로 내려갔다"고 '반등의 서막'을 떠올렸다.

1군 엔트리에서 빠진 신민재는 이천 2군 훈련장에서 하루에 5시간씩 훈련했다.

"밥 먹고 치고, 자고 일어나서 또 치고…. 그렇게 반복 훈련을 했다"는 그의 장난스러운 고백은 LG 팬들 사이에서 화제가 됐다.

신민재는 "타격감이 나쁠 때 무조건 훈련량을 늘리면 역효과가 날 수 있다"며 "나는 마침 실마리가 보이는 시점에 2군에 갔고 반복 훈련으로 감을 되찾고자 애썼다"고 회상했다.

5월 22일 1군으로 돌아온 신민재는 22경기 연속 안타를 치는 등 타율을 빠르게 끌어 올렸다.

6일 삼성 라이온즈와의 경기에서 기어코 타율 3할을 넘어섰고, 8일에는 타격 9위로 올라섰다.

선취점 환호하는 신민재
선취점 환호하는 신민재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29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2025 신한 SOL 뱅크 KBO리그 KIA 타이거즈와 LG트윈스의 경기에서 3회 말 원아웃 주자 2루 때 LG 신민재가 선제 1타점 적시타를 날리고 환호하고 있다. 2025.6.29 [email protected]

올해 KBO리그에 투고타저 바람이 불어 3할 타자가 더 귀하다.

지난해에는 타율 0.300 이상을 올린 타자가 24명이었으나 올해에는 전반기 종료를 앞둔 8일 현재 11명만 '3할 타율'을 유지하고 있다.

신민재는 "나는 타율보다는 출루율에 신경 쓴다"고 했다.

신민재의 출루율은 0.391로, 타율보다 높은 8위다.

그가 더 중요하게 생각하는 '타구 질'도 확실히 좋아졌다.

신민재는 "전력분석팀에서 자료를 주셨는데, 타율이 낮았던 시즌 초보다 지금은 '공 2개 정도 앞에서 친다'는 수치가 있었다"며 "타격 포인트를 앞에 두고 치니까, 우중간, 우익수 쪽에 강한 타구가 많이 나온다. 이 감각을 유지하려고 한다. 모창민 타격코치의 도움도 많이 받는다"고 밝혔다.

신민재
신민재 '나야, 역전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만루 LG 신민재가 2타점 역전타를 친 뒤 기뻐하고 있다. 2025.6.18 [email protected]

'공 2개 정도 앞에서 치는 타격'은 홈런까지 만들어냈다.

신민재는 지난 4일 대구 삼성전, 9회초 1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왼손 선발 이승현의 직구를 공략해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9회 1사까지 노히트 노런 행진을 벌인 이승현이 내준 첫 안타였다.

또한, 신민재가 519경기, 1천223타석 만에 친 1군 무대 통산 첫 홈런이었다.

LG는 이날 1-4로 패했다. 신민재의 홈런이 아니었다면 '노히트노런 기록의 희생양'이 될 뻔했다.

신민재는 "그날 1회 첫 타석 3볼-1스트라이크에서 내가 땅볼로 물러났다. 그때 염경엽 감독님이 '볼 카운트가 유리할 때 배트가 늦으면 안 된다'고 하셨다"며 "9회 마지막 타석에서 다시 3볼-1스트라이크가 됐고, 직구가 오면 최대한 빨리 배트를 내밀려고 했는데 좋은 타구가 나왔다"고 회상했다.

첫 홈런을 친 신민재에게 축하 인사가 쏟아졌다.

신민재는 "1군 무대에서 홈런 한 개쯤은 치고 싶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치고 나니 생각했던 것만큼 좋지는 않았다"며 "나 같은 유형의 타자는 홈런 1개보다 안타 3∼4개를 치는 날이 더 좋다"고 웃었다.

신민재
신민재 '역전의 주인공'

(서울=연합뉴스) 임화영 기자 = 18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프로야구 NC 다이노스와 LG 트윈스의 경기.
5회말 무사 만루 LG 신민재가 2타점 역전타를 치고 있다. 2025.6.18 [email protected]

신민재는 인천고를 졸업한 2015년 다소 작은 체구(키 171㎝, 몸무게 67㎏) 탓에 프로 구단에 지명받지 못했다.

두산 베어스에 육성 선수로 입단한 신민재는 1군 무대를 한 번도 밟지 못한 채, 2017년 11월 2차 드래프트를 통해 LG로 이적했다.

2019년 처음 1군 무대에 섰지만, 2022년까지 그의 역할은 짧은 순간 그라운드에 서는 '대주자'였다.

2023년 5월 말부터 LG 주전 2루수 경쟁에 뛰어든 그는 그해 122경기에 출전했고, 지난해에는 128경기에 출전하며 처음으로 규정 타석도 채웠다.

2024년 신민재는 타율 0.297로 타격 부문 25위에 올랐다.

'타율 3할'로 가는 길이 더 좁아진 올해에는 정규시즌 일정 60%를 소화한 시점에서 0.302를 찍고 타격 9위를 달린다.

신민재는 "야구를 지금보다 못했을 때도 야구가 재밌었다"고 말하면서도 "잘 되면 재밌는 건, 사실이니까요"라고 웃었다.

'출루왕' 홍창기의 부상 이탈로 낙담했던 LG 팬들은 신민재의 반등에 미소를 되찾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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