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승엽 감독 앞 홈런…구자욱 "박진만 감독님께 승리 선물"(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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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엽 감독 앞 홈런…구자욱 "박진만 감독님께 승리 선물"(종합)

빅스포츠 0 568 2023.04.27 00:21

"이승엽 감독, 김한수 수석코치와 상대 팀으로 만나 묘한 감정"

'밝은 표정, 구자욱'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삼성 구자욱이 밝은 표정을 짓고 있다. 2023.4.26 [email protected]

(대구=연합뉴스) 하남직 기자 = 구자욱(30·삼성 라이온즈)은 "영웅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님, 스승 김한수 수석코치님을 다시 뵙게 돼 기쁘다"라고 반기면서도 "승리는 우리 박진만 감독님께 선물하겠다"고 말했다.

구자욱의 바람을 담은 타구가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 외야 관중석에 안착했다.

이승엽 감독의 첫 대구 방문 경기에서 구자욱이 기록한 결승타였다.

구자욱은 26일 대구 삼성 라이온즈 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과의 홈 경기에서 0-0으로 맞선 4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상대 선발 라울 알칸타라의 시속 149㎞ 직구를 받아쳐 오른쪽 담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렸다.

공은 오른쪽 외야 관중석 위에 그려진 '이승엽 벽화' 근처로 날아갔다.

이승엽 감독은 생애 처음으로 고향 대구에서 삼성과 적으로 싸우는 경기에서 절친한 후배였던 구자욱에게 한 방을 얻어맞았다.

양 팀은 팽팽한 투수전을 펼쳤다. 이날 유일한 점수를 구자욱이 홈런으로 만들어냈다.

삼성은 두산을 1-0으로 꺾었다.

'구자욱, 홈런'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4회말 삼성 구자욱이 솔로 홈런을 치고 있다. 2023.4.26 [email protected]

경기 뒤 구자욱은 "내 영웅이었던 이승엽 감독님과 고마운 스승 김한수 코치님을 상대 팀으로 만나니까, 말로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이 생기긴 했다"며 "그래도 우리 팀이 4연패에 빠진 상황이었다. 사적인 감정보다 박진만 감독님에게 승리를 선물하고 싶은 마음이 정말 컸다. 경기 전 내 말을 지키게 돼 다행"이라고 했다.

구자욱은 경기 전까지 알칸타라를 상대로 16타수 1안타에 그쳤는데, 1안타는 홈런이었다. 알칸타라에게 두 번째로 친 안타도 홈런이 됐다.

구자욱은 "알칸타라가 워낙 좋은 선수여서 실투를 놓치지 않고자 집중했다. 다행히 그 공을 놓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목이 쏠린 '이승엽 더비'에서 꼭 승리하겠다는 의지가 구자욱의 집중력을 키웠다.

'안 풀리네' 두산 이승엽 감독

(대구=연합뉴스) 박세진 기자 = 26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프로야구 두산 베어스와 삼성 라이온즈의 경기. 두산 이승엽 감독이 8회초 0-1로 끌려가는 상황에서 코치와 대화하고 있다. 2023.4.26 [email protected]

이승엽 감독은 현역 시절 '국민타자'로 불린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다. '대구 야구'의 상징이기도 했다.

그는 삼성 유니폼을 입고 홈런 467개를 쳤다.

KBO 통산 홈런 1위이고, 단일 시즌 최다 홈런 기록(2003년 56개)도 보유하고 있다.

KBO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했다.

이승엽 감독이 일본에서 뛸 때도 삼성 팬들은 그를 '우리 선수'라고 불렀다.

대구에서 태어나고 자란 구자욱은 '타자' 이승엽을 보며 자랐고, 2015∼2017년에는 삼성에서 함께 뛰었다.

이승엽 감독이 2017시즌이 끝나고 은퇴하며 '삼성의 얼굴이 되어야 할 선수'로 꼽은 타자가 구자욱이다.

올해 두산 사령탑에 오르며 프로야구 지도자 생활을 시작한 이승엽 감독은 정규시즌에서는 처음으로 삼성을 '적'으로 만났다.

이승엽 감독을 향한 존경심은 여전하지만, 구자욱은 경기 시작과 동시에 사적인 감정을 누르겠다고 다짐했다.

구자욱은 1루 원정 더그아웃에 서 있는 이승엽 감독 앞에서 '이승엽 벽화'를 향해 날아가는 홈런을 작렬했다.

박진만 감독은 동갑내기 이승엽 감독과의 첫 대결을 1점 차 승리로 장식했다. 구자욱의 '홈런 선물'이 만든 짜릿한 승리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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