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산=연합뉴스) 권훈 기자 = 이틀 걸려 2라운드를 마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2년 차 김나영이 생애 첫 우승의 불씨를 꺼트리지 않았다.
김나영은 22일 경기도 안산시 더헤븐 컨트리클럽(파72)에서 열린 KLPGA 투어 더헤븐 마스터즈(총상금 10억원) 2라운드 잔여 경기를 6언더파 66타로 마쳤다.
지난 20일 1라운드에서 6언더파 66타를 쳐 이다연에게 1타 뒤진 2위에 올랐던 김나영은 2라운드도 6언더파 66타를 때려 중간 합계 12언더파 132타로 이다연에게 1타차 2위로 최종 라운드를 맞았다.
작년 상금랭킹 80위에 이어 올해도 상금랭킹 46위에 그친 김나영은 무명이나 다름없지만 난생처음 챔피언 조 경기에서 우승 경쟁을 펼친다.
김나영은 악천후 때문에 경기가 순연된 바람에 전날 시작한 2라운드에서 7개 홀밖에 치르지 못해 이날 나머지 11개 홀을 돌았다.
전날 오후 6시에야 2라운드를 시작해 땅거미가 내려앉은 오후 7시 49분까지 코스에서 경기했던 김나영은 이날은 오전 7시 시작된 잔여 경기를 치르기 위해 새벽 3시에 잠자리에서 일어나야 했다.
하지만 이틀에 걸친 2라운드 경기에서도 김나영은 크게 흔들리지 않았다.
전날 7번 홀까지 버디 4개로 4타를 줄여놨던 김나영은 잔여 경기에서도 버디 3개와 보기 1개를 묶어 2타를 더 줄였다.
김나영은 "이번 대회에서는 (그동안 약점이던) 쇼트게임이 잘 된다. 그린을 놓쳐도 리커버리를 잘 해내니 그린 공략을 더 자신 있게 하게 됐다"면서 "그린에서도 넣어야 할 퍼트는 다 넣었다"고 말했다.
지난해 신인 때 체력의 중요성을 절감해 겨울 훈련 때 체중을 불리고 체력을 다졌다는 김나영은 "오늘 오전에 11개 홀을 포함해 최종 라운드까지 29개 홀을 돌아야 해서 체력이 조금 걱정되긴 한다"면서도 "오전에 경기를 치르고 금방 최종 라운드가 이어지다 보니 긴장을 덜 하게 되는 좋은 점도 있다"고 활짝 웃었다.
그는 "최종 라운드는 기술적인 부분보다는 평정심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허리 부상에서 벗어난 이다연은 2023년 9월 하나금융 챔피언십 이후 2년 만에 통산 9번째 우승을 노린다.
이다연은 1라운드를 이틀에 걸쳐 치렀지만 2라운드는 전날 하루 만에 모두 끝냈다.
지난해 신인왕 유현조가 이다연에게 2타 뒤진 3위(11언더파 133타)로 통산 2승에 도전한다.
DB그룹 한국여자오픈 챔피언 이동은은 5타차 6위(8언더파 136타)로 2주 연속 우승에 기대를 이어갔다.
KLPGA투어 4승, 미국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2승을 올린 박희영(38)은 이날 2라운드를 마치고 은퇴했다.
박희영이 18번 홀에서 홀아웃하자 동생 박주영이 언니와 포옹하며 은퇴를 축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