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동칠 기자 = 프로배구 여자부 상위권 순위 싸움이 점입가경이다.
2024-2025시즌 V리그 초반만 해도 개막 후 14연승을 달리던 흥국생명의 독주 체제였지만, 정관장의 돌풍으로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흥미로워졌다.
4라운드 중반인 22일 현재 여자부 1∼3위는 흥국생명(17승 5패·승점 50), 현대건설(15승 7패·승점 47), 정관장(16승 6패·승점 43) 순이다.
5연패에 빠진 4위 IBK기업은행(11승 11패·승점 33)은 3위 정관장과 간격이 승점 11차로 벌어져 상위권 경쟁에서 멀어져 있다.
선두 흥국생명과 3위 정관장의 승점 차는 7.
하지만 정관장이 최근 12연승의 가파른 상승세를 타고 있다는 점에서 흥국생명과 2위 현대건설 모두 안심할 수 없다.
정관장의 기세는 놀라울 정도다.
정관장은 작년 11월 30일 기업은행전 3-0 승리 이후 22일 현대건설전 3-2 역전승까지 12경기 연속 승리했다. 50일 넘게 이어진 파죽의 12연승 행진이다.
12연승 상승세의 원동력은 '외국인 쌍포' 메가왓티 퍼티위(등록명 메가)와 반야 부키리치(등록명 부키리치)의 막강 화력이다.
메가와 부키리치는 22일 현대건설과 경기에서 각각 38점과 31점을 사냥해 무려 69점을 합작하며 극적인 역전승에 앞장섰다.
특히 메가는 최종 5세트에서 혼자 10점을 폭발하며 15-13 승리에 앞장섰다.
메가와 부키리치의 공격력은 개인 성적에서도 확인된다.
아시아쿼터 선수인 메가는 올 시즌 총 538점을 뽑아 득점 부문 3위에 올라 있고, 부키리치는 이 부문 5위(487점)에 랭크돼 있다.
여기에 메가는 공격 부문(성공률 47.84%), 시간차공격(성공률 66.67%), 후위공격(성공률 51.47%)에서는 모두 수위에 이름을 올려놓고 있다.
두 명의 공격을 어느 팀도 당해내기가 쉽지 않은 이유다.
외국인 쌍포의 위력에서도 흥국생명의 마르타 마테이코(등록명 마테이코)-아닐리스 피치(등록명 피치), 현대건설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위파위 시통(등록명 위파위) 조합을 압도한다.
또 역대 1호 통산 세트 1위 기록을 세운 베테랑 세터 염혜선이 경기를 조율하는 데다 박은진과 정호영이 지키는 중앙도 든든하다.
정관장은 12연승 기간 현대건설과 두 차례 만나 모두 승리했고, 흥국생명과 3라운드 대결에서는 3-1로 이겼다.
상위권 순위 싸움은 4라운드 막판 더욱 뜨거울 전망이다.
흥국생명과 현대건설은 25일 맞붙고, 정관장은 26일 페퍼저축은행전에 이어 30일 4라운드 마지막 경기에서 흥국생명과 외나무다리 대결을 펼친다.
두 경기 결과에 따라선 선두권 경쟁 판도에 지각변동이 일어날 수도 있다.
이정철 SBS스포츠 해설위원은 "정관장은 부키리치와 메가가 양쪽에서 때리기 때문에 상대 블로커들이 막기가 쉽지 않다"면서 "선수들이 연승으로 자신감이 붙으면서 전날 현대건설전 2세트 19-24 열세를 딛고 역전을 이뤄낼 수 있었던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정철 위원은 "현대건설은 포지션 밸런스가 작년 시즌보다 못하고, 흥국생명은 투트쿠 부르주 유즈겡크(등록명 투트쿠)의 부상 이탈 후 공격력이 많이 떨어졌다"면서 "4라운드 막판 승부가 중요하다"고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