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훈 기자 =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가 미국프로골프(PGA)투어 수뇌부와 동료 선수들에게 받아온 두터운 신망을 잃을 위기에 몰렸다.
매킬로이는 마스터스에서 컷 탈락한 뒤 이어진 PGA투어 RBC 헤리티지 출전을 포기했다.
마스터스 컷 탈락이 워낙 실망스럽고 충격적이라서 내린 결정이라지만 사실상 '무단 기권'이나 다름없어서 비난을 피하기 어려웠다.
매킬로이는 애초 출전하겠다고 공언했던 RBC 헤리티지에 불참하게 된 사유조차 제대로 밝히지 않고 주최 측과 팬들에게 유감도 표명하지 않았다.
대개 선수가 출전을 포기할 때는 부상 등 납득할만한 이유와 함께 주최측과 팬들에게 출전하지 못하게 되어서 미안하다는 사과의 뜻을 밝힌다.
더구나 RBC 헤리티지는 선수 영향력 지수 프로그램(PIP) 보너스를 받으려면 반드시 출전해야 하는 PGA투어 지정 '특급대회' 가운데 하나다.
PGA투어 지정 '특급대회'는 부상 등 합당한 이유가 없다면 딱 1개만 불참할 수 있는데, 매킬로이는 1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 이미 별다른 이유 없이 불참했다.
이번이 두 번째 PGA투어 지정 '특급대회' 불참인 셈이다.
이에 따라 매킬로이가 PIP 보너스를 탈 자격을 잃었다는 지적과 함께 300만 달러의 벌금을 부과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왔다.
잰더 쇼플리(미국)는 17일(한국시간) "이번 사안을 어물쩍 넘어가면 앞으로 대회를 주최하는 후원 기업이 선수들의 불참을 걱정하는 일이 벌어진다"면서 "대회 시청률을 높이고, 많은 상금을 내걸도록 하려면 정상급 선수가 출전해야 한다"고 골프다이제스트에 말했다.
리키 파울러(미국)도 "투명한 절차를 통해 이 사안을 논의해야 한다"고 매킬로이에 대한 징계에 찬성했다.
조엘 데이먼(미국)은 "그가 (특급대회 지정 등) PGA투어의 변화에 앞장섰다"면서 "그는 돈이 많으니까 300만 달러는 하찮게 여길지도 모르지만, 규정은 규정"이라고 매킬로이를 비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