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박윤정 감독은 2024 콜롬비아 20세 이하(U-20) 여자 월드컵 16강 진출의 쾌거가 침체한 한국 여자축구에 '희망'을 주길 바란다고 밝혔다.
박 감독이 이끄는 우리나라 대표팀은 8일(한국시간) 콜롬비아 보고타의 메트로폴리타노 데 테초 경기장에서 열린 대회 조별리그 D조 3차전에서 독일을 1-0으로 꺾고 16강 진출에 성공했다.
24개국이 출전한 이번 대회는 4개 팀씩 6개 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 후 각 조 1·2위와 조 3위 6개국 중 상위 4개국이 16강에 오른다.
조별리그 마지막 경기에서 D조 최강으로 꼽히던 독일 잡으면서 1승 1무 1패가 된 한국은 6개의 조 3위 팀 가운데 상위 네 팀에 포함되는 게 확정돼 16강행 티켓을 받았다.
박 감독은 경기 후 대한축구협회를 통해 "한국 여자축구도 할 수 있다는 희망, 기대를 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조별리그 통과가 앞으로도 이어지고, 한국 여자축구가 발전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우리나라가 이 대회 조별리그를 통과한 건 16개국 체제로 진행된 2014년 캐나다 대회(8강 진출) 이후 10년 만이다.
2016년 파푸아뉴기니 대회에서는 조별리그에서 발길을 돌렸고, 2018년 프랑스 대회 때는 본선에 오르지도 못했다.
2020년 대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취소된 뒤 2022년 코스타리카 대회에선 본선에 복귀했으나 다시 조별리그를 넘지 못했다.
역대 최고 성적은 독일에서 열린 2010년 대회(3위)다. 당시 지소연(시애틀 레인), 전은하(수원FC), 이민아, 김혜리(이상 인천 현대제철) 등이 활약했다.
독일과 최종전에서 승리하지 못했다면 이번 대회에서도 조별리그에서 짐을 쌀 뻔했다.
박 감독은 "무조건 독일을 이기고 16강에 올라가야 한다고 선수들에게 강조했다. 선수들이 스스로 결과를 가지고 온 것 같아 기쁘다"고 말했다.
최근 여자 A대표팀은 이렇다 할 실적이 없다. 지난해 호주·뉴질랜드 월드컵에 출전했으나 조별리그에서 떨어졌다.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도 8강에서 고배를 마셨다.
2024 파리 올림픽 본선 진출에도 실패했고, 결국 콜린 벨 감독이 지난 6월 지휘봉을 내려놨다. 이후 사령탑 자리도 공석이다.
침체한 우리나라 여자축구에 모처럼 낭보를 가져온 선수는 독일전 전반 22분 결승 골을 터뜨린 공격수 박수정(울산과학대)이었다.
박수정은 "16강에 진출했다는 게 너무 기쁘다. 첫 번째 경기(나이지리아전), 두 번째 경기(베네수엘라전)가 끝나고 확실하게 16강에 올라갈 수 있는 상황이 아니라 마지막 경기를 열심히 준비했는데, 이겨서 좋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들 한국 여자축구가 다른 나라보다 떨어진다고 하시는 분들도 있다"며 "우리가 좋은 모습으로 16강에 진출했고, 앞으로도 경기장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많이 응원해달라"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