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귀포=연합뉴스) 권훈 기자 =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 미루고 미뤘던 생애 첫 우승을 따낸 이예원은 "상반기 안에 두 번째 우승을 하고 싶다"면서 "작년에는 신인상을 받았는데 올해는 대상을 받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이예원은 9일 제주 서서귀포시 롯데 스카이힐 제주 컨트리클럽 스카이·오션 코스(파72)에서 열린 KLPGA투어 롯데 렌터카 여자오픈(총상금 8억원) 최종 라운드에서 박지영과 전예성의 추격을 3타차로 막아내고 우승했다.
작년에 데뷔해 준우승 3차례를 포함해 톱10에 13번이나 이름을 올리고 상금랭킹 3위에 신인왕까지 꿰찼지만, 우승과 인연이 없던 아쉬움을 털어낸 이예원은 "좋은 시즌을 보내면서 우승이 없어 몹시 아쉬웠다"고 솔직하게 고백하고 "하루빨리 우승하고 싶었는데 이렇게 우승하게 돼서 기쁘다"고 행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이예원은 "우승 장면이 담긴 동영상은 1년 내내 돌려볼 것 같다"며 기뻐했다.
그토록 바라던 우승을 이뤄내고도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은 이예원은 "사실 눈물이 없는 편"이라면서 "마지막 우승 퍼트를 넣고 잠시 뭉클했는데 방송 인터뷰를 하다가 눈물이 말라버렸다"며 웃었다.
이예원은 우승 원동력을 지난 2월부터 56일 동안 호주 퍼스에서 치른 전지훈련을 꼽았다.
지난해 우승 기회를 여러 번 놓친 게 쇼트게임 실수 탓이었다고 분석한 이예원은 전지훈련 동안 해가 뜰 때부터 해가 질 때까지 코스에서 샷과 함께 쇼트게임을 가다듬었다.
이번 롯데렌터카 여자오픈은 전지훈련을 마치고 처음 출전한 대회였다.
이예원은 "쇼트게임 집중 연습 효과를 봤다"고 밝혔다.
이예원은 또 마음을 바꿔 먹은 덕도 봤다고 덧붙였다.
그는 "작년까지는 우승하겠다는 욕심을 부리면 더 안 될까 봐 애써 우승 욕심을 내려놓으려 했는데 올해는 훈련 효과도 있어서 그런지 우승에 의욕을 냈다"고 털어놨다.
바람이 강하게 불어 그린 적중률이 크게 떨어진 3라운드에서 이예원은 다른 선수보다 타수를 덜 잃으면서 6타차 선두를 지킬 수 있었다.
이예원은 최종 라운드에서 2m 이내 파퍼트를 3번이나 놓쳐 하마터면 역전을 허용할 뻔했다.
"스트로크는 잘못하지 않았는데, 라인을 잘못 봤다"는 이예원은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는 내가 어이가 없어서 웃음이 다 났다. 그래도 여전히 선두였고, 타수 차이도 있어서 초조하지는 않았다"고 경기 상황을 떠올렸다.
13번 홀(파4) 3퍼트 보기로 2타차까지 쫓겼던 이예원은 14번 홀(파3)에서 티샷을 홀 1.5m 옆에 떨군 뒤 버디를 잡아 한숨을 돌렸다.
이예원은 "작심하고 승부를 걸었다"면서 "연못을 넘겨 쳐야 하는 홀이고, 어려운 핀 위치였지만 과감하게 핀을 보고 때렸다"고 설명했다.
4개 홀을 남기고 3타 앞섰던 이예원은 "18번 홀을 그린에 올라갈 때까지 우승을 확신하지 못했다"고 덧붙였다.
첫 우승을 이룬 이예원은 "원래 상반기에 1승을 하고, 하반기에 1승 더하자는 목표였는데 상반기에 두 번째 우승하고하고 싶다"면서 "상금왕보다는 꾸준히 잘 쳐야 받을 수 있는 대상이 탐난다"고 말했다.
골프채를 잡았을 때부터 목표는 '세계랭킹 1위'였다고 밝힌 이예원은 "아직은 해외 진출 계획은 없다"면서 당분간 국내 무대에서 활동할 뜻을 내비쳤다.
"월요일 하루 푹 쉬고 화요일부터 다음 대회를 준비하겠다"는 이예원은 "쇼트게임이 뛰어나고 어떤 상황에서도 흔들리지 않는 박인비 선배를 닮고 싶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