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의진 기자 = 최근 부진했던 '괴물 수비수' 김민재가 시즌 2호 도움을 작성하는 등 공수 맹활약으로 나폴리의 승리를 견인했다.
나폴리는 8일(한국시간) 이탈리아 레체의 스타디오 비야 델 마레에서 열린 2022-2023 이탈리아 프로축구 세리에A 29라운드 원정 경기에서 레체를 2-1로 물리쳤다.
28라운드에서 AC 밀란에 0-4로 패하며 상승세가 뚝 꺾였던 나폴리지만, 이날 승리를 따내며 가라앉은 분위기를 추슬렀다.
대패의 아픔을 안겨준 AC 밀란과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 맞대결이 5일 앞으로 다가온 터라 승리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었다.
24승 2무 3패를 거둔 나폴리는 승점 74를 쌓아 리그 선두를 질주했다. 2위 라치오(승점 55)와는 승점 차는 19다.
레체(6승 9무 14패·승점 25)는 16위에 자리했다.
무엇보다 나폴리는 김민재가 경기력을 회복했다는 점이 반갑다.
지난달 28일 한국과 우루과이의 국내 평가전에 이어 AC 밀란전까지 연이어 실점의 빌미를 준 김민재는 이날 공수에서 맹활약하며 '철기둥'의 복귀를 알렸다.
국가대표팀에서 정신적·체력적 피로를 호소했고, AC 밀란전에서도 집중력이 떨어진 모습을 보이며 커진 우려를 말끔히 씻어낸 것이다.
김민재는 3월 A매치 뒤 대표팀 은퇴를 시사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가 번복하고 손흥민(토트넘)의 SNS를 잠시 '언팔'해 불화설을 키우는 등 여러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아미르 라흐마니와 함께 중앙 수비수로 나선 김민재는 경기 시작 18분 만에 날카로운 크로스로 시즌 2번째 어시스트를 올렸다.
프리킥 상황에서 팀의 공격 전개에 참여한 김민재는 오른 측면에서 크로스를 올렸고, 이를 문전의 조반니 디로렌초가 헤딩으로 연결해 먼저 골망을 흔들었다.
나폴리는 후반 7분 프리킥 상황 때 문전 혼전에서 페데리코 디프란체스코의 오른발 슈팅에 동점을 허용했다.
승부를 가른 건 어이없는 자책골이었다.
후반 19분 마리우 후이의 크로스를 걷어내려던 수비수 안토니오 갈로가 어정쩡한 자세로 서 있다가 허벅지로 공을 받아냈다.
그런데 이 공이 속도가 붙어 레체의 골키퍼 블라디미로 팔코네의 정면으로 향했고, 이를 잡으려 했던 팔코네의 양손 사이로 공이 빠지면서 골문으로 빨려 들어갔다.
김민재는 특히 철통같은 수비력을 자랑하며 나폴리의 추가 실점을 막아냈다.
축구 통계 사이트 풋몹에 따르면 김민재는 공중볼 경합 9번 중 7번을, 그라운드 경합은 4차례를 모두 이겼다.
위험 지역에서 공을 3차례 걷어냈고, 태클도 3번 시도해 2번 성공했다.
105회의 패스를 시도해 88.6%의 성공률을 기록하는 등 후방 빌드업 작업에도 적극 참여했다.
이 매체는 김민재에게 양 팀 통틀어 최고인 8.5의 평점을 매겼다.
또 다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도 김민재에게 8.2의 높은 평점을 줬다. 양 팀 전체에서 평점이 8을 넘긴 선수는 김민재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