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박동주 기자 =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한국 김민재가 우루과이 마누엘 우가르테와 볼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3.3.28 [email protected] [email protected]
(서울=연합뉴스) 장보인 기자 = "멘탈적으로(정신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입니다. 소속팀에만 집중할 생각입니다."
'괴물 수비수' 김민재(나폴리)도 '사람'이었다.
위르겐 클린스만 감독이 이끄는 한국 축구대표팀은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우루과이와 평가전에서 1-2로 졌다.
나흘 전 치러진 콜롬비아전에서 2-2 무승부를 거둔 것을 포함해 2경기 연속으로 '멀티 실점'을 허용했다.
콜롬비아전에서는 전반전을 2골 차로 앞선 채 마쳤다가 후반전 초반 2골을 연달아 내주고 말았다.
우루과이전에서는 초반 우루과이의 거센 공세를 이겨내지 못하고 전반 10분 만에 코너킥에 이은 헤더 선제골을 내준 게 컸다.
특히 한국 수비진은 득점자 세바스티안 코아테스를 전혀 마크하지 못했다. 그 주변에 수비수가 5명이나 있었지만 아무도 코아테스의 움직임을 체크하지 않았다.
(서울=연합뉴스) 신준희 기자 =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한국 김민재가 수비를 하고 있다. 2023.3.28 [email protected]
그중에는 센터백 김민재도 있었다.
경기 뒤 공동취재구역(믹스트존)에서 기자들과 만난 김민재는 침울해 보였다.
그는 "이겨야 하는 경기였는데 아쉽다. 세트피스 상황에서 좀 더 집중해야 할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수비에 아쉬움이 있다는 평가가) 틀린 게 아니다. 동료들과 잘 맞춰 보겠다"고 말했다.
이날 그라운드에서 김민재는 많이 지쳐 보였다.
김민재는 세리에A 우승 가도를 달리는 나폴리에서 거의 매 경기 풀타임을 소화하고 있다.
완전치 않은 몸 상태로 카타르 월드컵에 나서 한국의 16강 진출에 힘을 보태기도 했다.
'힘들지 않으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김민재는 속마음을 더 드러내 보였다.
김민재는 "그냥 지금 힘들고, 멘탈적으로 무너져 있는 상태다. 소속팀에서만 집중할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홍해인 기자 = 28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한국과 우루과이와의 평가전.
후반 한국 김민재가 우루과이 선수와 볼다툼을 벌이고 있다. 2023.3.28 [email protected]
이어 "축구 면에서도 힘들고 몸도 힘들고 그렇기 때문에 대표팀보다는 이제 소속팀에서만 신경을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 상황에서 대표팀에 소집돼 평가전을 소화하기가 버겁다'는 뜻으로 이해되는 발언이었다.
대한축구협회와 조율이 된 건지를 취재진이 묻자 김민재는 "조율이 됐다고는 말씀 못 드리겠다. 이야기는 좀 나누고 있었다"고 말했다.
더 상세한 설명을 부탁했지만, 김민재는 더는 말하지 않고 믹스트존을 빠져나갔다.
나폴리는 현재 세리에A 선두(승점 71)를 달리고 있다. 2위(승점 52) 라치오와 격차는 승점 19나 돼 우승이 유력하다. 리그 최소 실점(16골)의 밑바탕에는 김민재의 든든한 수비력이 있다.
나폴리는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8강에도 올라가 있다.
김민재로서는 나폴리에서 맞은 유럽 빅리그에서의 첫 시즌을 더 완벽하게 마치고 싶을 것이다.
다만, 김민재가 대표팀에서 당분간 빠진다면, 클린스만 감독은 김민재 없이 아시안컵 우승을 향한 청사진을 그려나가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