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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년 5월쯤 금융권에서 청년층의 주거비 부담 경감시켜주기 위해 신용등급이 낮은 사람이나 임대인의 동의가 없는 사람도 대출이 가능한 ‘청년층맞춤형전·월세 대출 상품’이 출시됐다.
이 시점에 시중의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 ‘집주인·건물주 일 도와주고 100만원 받아갈 사람’, ‘부동산 일을 도와주고 돈 받을 사람 모집’ 등의 홍보문구가 올라왔다. A씨(39) 등 사기단이 올린 글이었다.
이를 본 상당수 젊은이들이 사기단에 연락을 해왔다. 대학생, 회사원, 무직자 등 생활이 넉넉하지 않은 20대 초반이 많았다. 경찰이 파악한 인원은 60명이 넘는다.
A씨 일당은 젊은이들을 자신의 가족 명의 건물에 들어올 세입자로 둔갑시킨 뒤 금융기관에서 월·전세 대출금 60억원을 타냈다. 젊인이들은 사인만 하면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돈을 준다는 A씨 일당의 말을 믿고 서류에 서명을 했다. 이들의 사기가 이루어진 금융기관은 수협, 국민은행, 신한은행, 카카오뱅크, 우리은행, 광주은행, 기업은행, 농협 등 다양했다.
A씨 등은 이후 만기가 2년인 대출금의 이자를 계속 내줬기 때문에 젊은이들은 자신들의 이름으로 대출이 이루어진 사실을 알 수 없었다. 일부 서류는 A씨 등에 의해 위조되기도 했다.
결국, 수십만원에서 수백만원의 돈을 받고 서명을 한 젊은이들은 사기 사건의 피해자이면서 동시에 피의자가 됐다. 결과적으로 이름을 빌려준 셈이 됐기 때문이다.
세종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정부의 청년층 전·월세 대출지원 사업의 허점을 악용한 이른바 ‘작업대출’ 사기단 일당을 검거해 이 중 총책 A씨 등 8명을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상 사기 등 혐의로 구속했다고 17일 밝혔다. 경찰은 또 B씨(20) 등 75명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불구속 입건된 피의자 중에서 60여명은 사기단에 명의만 빌려준 청년들이다. 사실상 피해자다.
경찰 조사 결과, A씨 등은 젊인이들의 명의 대여를 유도하기 위해 한 손으로 쥐기도 어려울 정도로 두툼한 지폐 다발을 보여주면서 사기 행각을 벌인 것으로 조사됐다. 경찰 관계자는 “피의자가 된 젊은이들은 평균 100만원 정도의 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고 말했다.
경찰 관계자는 “A씨 등이 정부 지원사업인 청년층 맞춤형 전·월세 대출 심사 절차가 까다롭지 않은 점을 악용했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주거비가 필요한 무주택 청년층에게 지급돼야 할 대출금이 제도 상의 허점으로 인해 새어 나간 사실이 확인된 만큼 금융 당국에 실거주 여부 확인 절차를 강화하는 등의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요구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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