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자유게시판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김민철 0 87 2021.01.23 03:55

 이제 2020년 미국 대통령 선거의 향방은 명확해졌습니다.


Cap 2020-11-08 01-44-44-985.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조 바이든이 이번에는 주인으로서 백악관에 입성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주요 언론들이 펜실베이니아의 승자를 선언하기 전에도, 대놓고 승리 선언만 안했다 뿐이지 바이든의 행보는 분명히 자신의 승리를 전제한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많은 소송들을 생각하지 않더라도, 아직 개표 자체는 끝나지 않았습니다.


 아직 대통령 선거의 결과가 확정되지 않은 주들이 남아있으며,


 Cap 2020-11-07 21-27-36-385.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대통령 못지 않게 중요한 상원과 하원의 당선자도 아직 완전히 결정되지 않았습니다.  




 아직 확정이 나지 않은 접전 4개주 중에서 가장 개표 속도가 느린 곳은 네바다주 입니다. 


Cap 2020-11-07 21-34-08-404.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8일 새벽 2시 시점 워싱턴포스트의 집계에 따르면, 조지아가 99%, 노스캐롤라이나가 97%, 애리조나가 96%인데 네바다는 아직도 개표율 92%에 머물고 있습니다. 거의 24시간 간격으로 1%씩 늘고 있네요...


 요즘엔 선거일 당일에 당선 확실 다 뜨는 우리나라 기준으로는 GA고 AZ고 NV고 그냥 다 느려터진걸로만 보이지만, 네바다는 미국인들 기준에서도 느린가 봅니다. 

 그래서 기다리다 지친 사람들은 네바다의 느린 개표를 밈으로 삼고 있습니다.

 
EmEYjOQW0AkNsDK.jp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Cap 2020-11-07 21-38-49-212.jp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좋아, 주 여러분, 오늘 몇표나 개표했습니까?"
"펜실베이니아 : 80만표"
"조지아 : 20만표"
"애리조나 : 10만표"
"네바다 :"


 뭐 이런식으로 말입니다. 


 하지만 네바다 주무장관(Nevada Secretary of State)은 공식 FAQ에서 "지금 개표 속도는 예상되었던 것"이라면서 "법적으로 승인된 절차에 따른 개표는.... 선거일로부터 최대 9일까지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개표를 중단한 적은 없으며, 모든 표를 개표할때까지 작업이 계속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언론에 보낸 이메일에선 "우리는 이전부터 모두에게 최소한 10일은 걸릴 것이라고 말해왔다"고 밝혔다고 하는데, 도대체 인천광역시 인구 정도 밖에 안되는 300만명짜리 주에서 뭘 하길래 개표가 이렇게 늦는 것일까요?




1200px-Seal_of_Nevada.svg.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늦어지는 이유는 이번 선거를 앞두고 네바다의 선거 관련 법률에 두 가지 변화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먼저, 2019년에 네바다 입법부는 사전투표나 투표일 당일에 투표소에서 유권자 등록을 하고 당일에 투표를 할 수 있게 하는 법을 통과시켰습니다.

 미국은 유권자 등록을 해야만 선거에 참여할 수 있고 이런 절차가 투표 의욕을 꺾는다는 건 정설이니, 당일 등록 당일 투표는 투표율을 증진시키기 위한 방안이었습니다. 


 문제는 네바다 주무장관의 말에 따르면, 네바다의 카운티들의 투표 시스템이 상호 실시간 통신이 되지 않는다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새롭게 등록한 유권자가 이미 투표를 했는 지의 여부를 즉각 가려낼 수가 없다는 것입니다. 


 물론 네바다 의원들은 바보가 아니고, 법에는 이에 관한 절차도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당일에 등록해서 투표하는 사람의 표는 일단 '잠정 투표'로 분류하고, 해당 유권자가 전에 투표한게 아니라는게 확인되는 경우에만 집계에 반영하는 것입니다. 

 그 전에 시스템을 바꾸는게 낫지 않나 싶지만 이유가 있겠죠.



 20200519_122538_0.jp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두번째는, 2020년의 특수한 상황으로 인한 우편 투표의 대대적인 확대입니다. 


 올해 8월, 네바다 입법부는 코로나바이러스 확산 방지를 위해 신청 여부와 상관없이 등록된 모든 유권자들에게 우편 투표 용지를 보내기로 했습니다. 


 미국 직구 좀 해보신 분이라면 체험해 보셨을 USPS의 일처리로 인해, 이러한 우편 투표는 지금에도 선관위에 도착하고 있다고 합니다. 네바다는 선거일 이전의 소인이 찍혀있는 우편 투표가 11월 10일까지 도착하면 유효한 것으로 인정한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런 상황이라면 우편투표를 한 유권자가 투표소에 와서 또 투표를 하는 경우를 선거 당일에 바로 투표소에서 가려낼 수가 없지 않을까요? 


counting-ballots-1920x1440.jp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그래서 1번의 잠정투표와 특히 2번의 우편투표가 골칫거리가 되고 있습니다. 


 일반적인 투표라면 투표함을 쏟아서 바로 기계에 넣으면 개표 끝!입니다. 무효 나오면 한번 더 돌려보고 그래도 아니면 육안으로 확인하는 정도겠죠.

 하지만 이런 투표들의 경우, 시스템과 제도의 한계로 인해 유권자가 자격을 가지고 있는지의 여부가 투표 시점에 완전히 확인이 끝나지 않았기에, 해당 표의 유권자가 복수 투표를 한 것은 아닌지, 우편투표라면 해당 유권자가 보낸 것은 맞는지, 그리고 그렇게 검증된 표가 도착한 표와 숫자가 맞는지 이중 삼중으로 검증하는 작업이 필요하게 됩니다.

 

 실제로는 다음처럼 진행된다고 합니다. 


 1. 우편 투표의 서명을 기계로 확인.

 2. 기계가 확인하지 못한 경우 개표인이 직접 검사.

 3. 신분 확인이 필요하거나(AP에 따르면 목요일 기준 44,000건), 서명 불일치 문제가 있는 경우(목요일 기준 2,100건) 직접 유권자에게 전화를 걸어서 투표 자격 확인.

 4. 확인된 투표 수와 총 투표수가 일치하는지 재검토.


 이러한 과정 중에는 표 하나의 검증을 위해 2~3명이 달라붙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이런 복잡한 검증 과정에, 이번 선거의 우편투표가 '그 전까지는 한번도 본 적이 없을' 정도로 평상시와는 자릿수 자체가 다르다는 걸 생각하면, 개표가 늦어지는 건 이상할게 없습니다.


 그리고 다른 주들의 개표 지연의 큰 이유도 주 마다 상황은 조금 다르지만 기본적으로 이러한 이중 삼중 검증 작업으로 인한 것입니다. 


 복수 투표 검증 시스템이 제대로 갖춰지지 않은 상태에서 이런저런 이유가 있다지만 급박하게 우편투표를 확대한 것의 문제가 이렇게 닥친 것이죠. 그게 필요했다고 하더라도 말입니다. 





 + 사족으로, 현재 개표율이 가장 낮은 주는 바로...


 60dd38c4db2ecd310bcedb02c186b01a.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까지 않은 표가 개표한 것보다 더 많은, 46%의 알래스카입니다. 


 여기는 대통령-상원의원-하원의원 모두 공화당으로 나올 거라 다들 큰 관심이 없지만, 개표 속도가 늦긴 엄청 늦습니다. 


 Cap 2020-11-07 23-02-25-271.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사실 정확히 말하면 어느 순간부터 개표가 아예 진행되고 있지 않습니다.


 Cap 2020-11-07 22-45-17-947.pn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이에 대해 한 정치부 기자는 방송에서 "알래스카는 선거 당일 밤에 결과 안 나와요. 문자 그대로 개썰매로 선거함 가져와야 되는 곳도 있는 걸요?" 이란 말을 했고,


 Cap 2020-11-07 22-48-08-841.jpg 도대체 미국 대선 개표는 왜 그렇게 느린 것일까?
 알래스카 선관위는 "아 우리 선거함 모으려고 개썰매 안쓰거든요? 지역의 감독관이자 대 개(dog) 관계 책임자(사진에 있는 분..)께서 확인해주신 사실임!"이라고 답 트윗을 남겼습니다. 


 

 실제로는 알래스카의 물류 상황상 모든 마을의 선거함을 수거하는데 시간이 걸리고, 부재자 및 기타 투표가 모이면 11월 10일에 개표를 할 예정이랍니다. 그 동안엔 투표자의 복수 투표 여부를 확인한다는 모양.

 미국에서 가장 큰 주인데 도로조차 없는 마을들도 꽤 있다고 하니 오래걸리는게 불가피하긴 하겠네요.


 하지만 알래스카에서도 선거일 한 주 뒤에야 당선자가 확실해지는 지금 시스템에 문제가 있는게 아니냐는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모양입니다. 

 물론 '어디로도 가지 않는 다리'의 본고장에 과연 변화가 있을까 싶지만요.

 


 참고자료

https://www.washingtonpost.com/elections/

https://www.nvsos.gov/sos/Home/Components/News/News/2885/33

https://www.nvsos.gov/sos/home/showdocument?id=9054

https://apnews.com/article/ap-explains-ballot-counting-nevada-b053df100ca8caf26d99f8219e675c84

https://edition.cnn.com/2020/08/03/politics/nevada-mail-ballots-registered-voters/index.html

https://www.ft.com/content/5b5ca6f4-226e-4a4f-9560-504a5c1b561a

https://www.kunr.org/post/what-you-need-know-about-nevadas-mail-election

https://www.alaskapublic.org/2020/11/05/every-state-except-alaska-has-counted-more-than-60-of-its-votes-heres-wh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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