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때 노부나가는 엔랴쿠지는 물론이고 히에이산 전체를 불태워 버렸다.
이 엔랴쿠지가 소속된 천태종은 '센니치카이호교'(千日回峰行)라는 악명(?)높은 수행법으로 유명한데
센니치카이호교는 수행자를 극한의 상황까지 몰고가는 수행법이다.
센니치카이호교는 무려 7년간에 걸쳐 이루어지는데 시데히모(死出紐)라는 끈과 단도, 그리고 돈 10만엔을 허리에 차고서 수행을 떠나게 된다.
출발은 무도우지(無動寺)라는 절에서 시작되는데 이 절은
센니치카이호교를 처음으로 수행한 상응스님이 지은 절이다.
이곳에서 새벽 2시에 출발, 진언을 외우면서 엔랴쿠지와 히요시타이지에 있는
260여 개소에 달하는 곳에 일일히 예배를 올린다.
이 과정은 약 30KM에 달하는데 이 수행은 6시간 안에 이루어져야 하며
첫 3년간은 매년 100일 이상을 수행에 힘쏟고
그 뒤 4~5년 까지는 매년 200일 이상을 순례해야만 한다.
이렇게 5년 동안 약 700일 이상 고행을 하게 되는데 여기서 끝나면 뭔가 싱겁지 않은가?
6년차에 들어간 수행자들은 당들이(堂入り)라는 새로운 수행법에 들어가게 되는데
이 당들이에 들어가기에 앞서서 수행자는 살아서 미리 장례식을 치룬다.
그리고 나서 처음 수행을 시작했던 무도우지의 명왕당으로 들어간다.
수행자는 이곳에서 9일 동안 먹지도 마시지도 자지도 눕지도 않는 수행에 들어간다.
매일 밤 새벽 2시에 나와서 근처에 우물에서 물을 길어서 부동명왕을 공양하는 시간을 제외하면
수행자가 나올 수 있는 시간은 없다.
또한 수행자는 쉬지 않고 부동명왕의 진언을 10만회까지 주창해야만 한다.
이 수행이 끝나면 살아있는 부동명왕이라는 칭호가 붙는다고 한다.
그리고 지금까지의 수행루트에 교토의 세키잔선원까지 왕복하는 것이 더해져
하루에 60KM 순례가 100일간 이어진다.
7년째에는 200일 돌게 되는데 처음 100일간은 약 84KM에 달하는
교토 시내를 돌고 후반 100일에는 히에이 산 30KM를 순례한다.
이렇게 돌게 되는 7년 동안의 순례길을 모두 합하면 약 40,000KM에 달한다.
하지만 아직 끝난것이 아니다. 이 모든 수행이 끝나도 수행자가 무도우지 곡명왕당의 윤번직을 맡게 되면 100일간 쌀, 보리, 조, 콩, 피의 오곡과 소금, 과일, 해조류를 먹지 않으며
이후 7일간 마시지도 먹지도 않은채 십만장호마공이라는 의식을 치룬다.
7일 동안 타오르는 불길앞에서 부동명왕의 진언을 외우면서
호마목이라는 나무를 계속해서 불에 던져 넣는 것이다.
하지만 무서운것은 지금까지의 혹독한 수행법 뿐만이 아니다.
만약 수행자가 수행을 도중에 포기할 경우 그 댓가는 죽음으로써 치뤄지게 된다.
처음 수행자가 허리에 찬 시데히모와 단도, 10만엔은 각각
목을 매달 끈, 할복을 위한 칼, 그리고 장례비용을 뜻한다.
너무나도 고된 수행법 탓에 센니치카이호교를 완수한 승려는 지금껏 51명에 불과하며
2번 수행자는 단 세명, 3번 수행에 도전했던 마사이 칸슌이라는 승려는 2555일 만에 사망했다.